의료기기 산업 500억 펀드 조성…세계시장 점유율 높이기 나선다
정부가 한국의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의료기기 수요자인 병원이 직접 자회사를 설립해 기업과 함께 신개념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방안을 통해 현재 11위인 한국의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을 2020년까지 7위로 올려놓겠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의 개발·사업화 전략 내용을 담은 ‘바이오 미래전략2’를 2일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 일본 등 의료기기 분야 선진국의 기술을 쫓아가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신개념 의료기기가 주목받기 시작하자 정부는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신개념 의료기기 시장을 선점하기로 했다.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진단·치료 일체형 내시경 등 ICT를 융합한 진단 및 치료기기 △3차원(3D) 프린터로 제조한 바이오 장기 등 생체 소재 △혈당 측정 렌즈 등 헬스케어용 앱(응용프로그램)과 관련 기기 등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의료기기 분야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1043억원에 그친 관련 사업 투자 예산을 내년에는 1162억원으로 늘리고, 이 중 30% 이상을 미래 유망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데 쓸 예정이다.

특히 병원에서 주로 쓰이는 의료기기 개발사업에는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춘 병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병원이 주도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는 일부 과제에는 ‘의료기기 개발 자회사’를 설립해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문승욱 산업부 시스템산업국장은 “의료기기 수요자가 개발에 직접 참여하면 기술과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병원 자회사가 창출한 수익은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해야 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