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1900년대 들어 원근법과 3차원적인 그림 구성에서 되도록 벗어나려 했다. 3차원의 그림도 우리가 사는 세상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사물의 실체를 좀 더 복합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여러 시점(視點)’에서 바라본 대상의 단편들을 하나의 평면 위에 연결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입체주의 그림의 효시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프랑스 남부 아비뇽에 있는 사창가의 벌거벗은 여자 다섯 명을 기하학적 형태들로 분해한 뒤 자신의 주관에 따라 재구성했다. 피카소는 이 그림으로 ‘대상과 그림은 닮았다’는 회화 양식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너뜨리면서 미술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