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동혁 "제 쇼팽 음반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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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24개 전주곡' 음반 낸 피아니스트 임동혁
쇼팽 콩쿠르에서 수상한 아시아 피아니스트 세 명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쇼팽의 프렐류드(전주곡) 전곡(1~24번)을 녹음했다. 2000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중국인 피아니스트 윤디 리의 음반이 지난 9월 먼저 나왔고, 올해 우승한 조성진이 연주한 프렐류드는 6일 도이체그라모폰(DG)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다.
2005년 쇼팽 콩쿠르 3위에 입상한 임동혁(31·사진)이 연주한 쇼팽 음반은 지난 2일 워너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나왔다. 2008년 ‘바흐 골든베르크 변주곡’ 이후 7년 만에 나온 신보다. 앨범엔 프렐류드 전곡과 함께 쇼팽의 ‘자장가’ ‘화려한 변주곡’ ‘뱃노래’가 실렸다. 3일 서울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만난 그는 “윤디가 한 달 전쯤 쇼팽 프렐류드 음반을 먼저 낸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복병(조성진)을 만났다”며 웃었다. “비교는 청자의 몫이에요. 가장 잘할 수 있는 쇼팽을 녹음하고 싶었어요. 이 중 프렐류드 전곡 연주가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을뿐더러 다양한 특성을 갖춘 각 곡이 주는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도 힘든 일”이라고 했다. “16번과 19번은 에튀드 못지않게 어려워요. 함께 녹음한 뱃노래는 형식적으로 무척 난도가 높은 곡이고요.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임동혁은 10대 후반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3위), 쇼팽 콩쿠르(3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1위 없는 4위) 등 세계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했다. 쇼팽 콩쿠르는 형인 임동민과 함께 한국인 최초 공동 3위 수상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참가 당시 편파 판정에 항의하며 수상을 거부하고, 2008년 예정된 모든 공연을 취소하는 등 ‘마음고생’도 많이 겪었다.
그는 “많은 슬픔을 겪으면서 어떤 방법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슬픔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번 음반도 듣는 사람이 ‘울 수 있다면’ 가장 좋겠다”고 말했다. “누군가 무엇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을 때 그를 더 슬프게 해서 울릴 수 있는 음악이면 좋겠어요. 펑펑 울고 나면 오히려 기분이 나아지잖아요.”
그는 조성진과는 찜질방도 함께 가고, 같이 술잔을 기울일 정도로 친하다고 했다. “조성진은 누구보다 1위를 할 만한 콩쿠르 참가자였어요. 테니스를 예로 들면 페더러처럼 서브나 백핸드 등 특정 기술이 좋은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균형이 잡혀 있는 연주자입니다.”
그는 다음달 12일 대전을 시작으로 19일 경기 하남, 24일 전남 여수에서 공연한다. 서울 공연은 내년 1월23일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2005년 쇼팽 콩쿠르 3위에 입상한 임동혁(31·사진)이 연주한 쇼팽 음반은 지난 2일 워너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나왔다. 2008년 ‘바흐 골든베르크 변주곡’ 이후 7년 만에 나온 신보다. 앨범엔 프렐류드 전곡과 함께 쇼팽의 ‘자장가’ ‘화려한 변주곡’ ‘뱃노래’가 실렸다. 3일 서울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만난 그는 “윤디가 한 달 전쯤 쇼팽 프렐류드 음반을 먼저 낸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복병(조성진)을 만났다”며 웃었다. “비교는 청자의 몫이에요. 가장 잘할 수 있는 쇼팽을 녹음하고 싶었어요. 이 중 프렐류드 전곡 연주가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을뿐더러 다양한 특성을 갖춘 각 곡이 주는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도 힘든 일”이라고 했다. “16번과 19번은 에튀드 못지않게 어려워요. 함께 녹음한 뱃노래는 형식적으로 무척 난도가 높은 곡이고요.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임동혁은 10대 후반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3위), 쇼팽 콩쿠르(3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1위 없는 4위) 등 세계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했다. 쇼팽 콩쿠르는 형인 임동민과 함께 한국인 최초 공동 3위 수상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참가 당시 편파 판정에 항의하며 수상을 거부하고, 2008년 예정된 모든 공연을 취소하는 등 ‘마음고생’도 많이 겪었다.
그는 “많은 슬픔을 겪으면서 어떤 방법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슬픔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번 음반도 듣는 사람이 ‘울 수 있다면’ 가장 좋겠다”고 말했다. “누군가 무엇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을 때 그를 더 슬프게 해서 울릴 수 있는 음악이면 좋겠어요. 펑펑 울고 나면 오히려 기분이 나아지잖아요.”
그는 조성진과는 찜질방도 함께 가고, 같이 술잔을 기울일 정도로 친하다고 했다. “조성진은 누구보다 1위를 할 만한 콩쿠르 참가자였어요. 테니스를 예로 들면 페더러처럼 서브나 백핸드 등 특정 기술이 좋은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균형이 잡혀 있는 연주자입니다.”
그는 다음달 12일 대전을 시작으로 19일 경기 하남, 24일 전남 여수에서 공연한다. 서울 공연은 내년 1월23일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