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학자거리엔 '최첨단 달리자' 표어
평양공항도 리모델링…북한 인사들 자신감 넘쳐
개인적으론 7년 만의 평양 방문이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비행기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수속을 밟고 입국장에 나오자 얼마 전 새로 선출된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직총) 중앙위원회 위원장 일행 수십명이 우리 대표단을 따뜻이 맞았다.
직총 대표단들에게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평양국제공항의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칭찬했다. 평양공항은 인천공항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지만 최신 스타일로 산뜻하게 바뀌어 있었다.
숙소인 양각도국제호텔과 환영만찬 장소로 이동하며 승용차에서 바라본 평양 시내 역시 7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다소 어둡고 칙칙했던 건물들이 밝고 화사한 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현대식 고층 건물도 많이 들어섰다. 서울에 비할 수야 없지만 가로등과 네온사인 불빛으로 평양의 밤거리도 과거보다 밝아진 느낌이었다. 특히 미래과학자거리는 인상적이었다. 저마다 특색 있는 디자인의 40여층 주상복합 아파트 건물들이 대동강변의 거리에 조성돼 있었다. 과학자와 근로자들이 조만간 입주할 예정이라고 했다. 더 놀란 것은 건물들을 짓는 데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공 방식이나 안전성에 대해 궁금해 하는 남측 대표단도 있었지만 북측에서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느꼈다.
북한의 명소 및 새로 건립된 시설을 둘러볼 기회도 많았다. 셋째날엔 평양 시내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국제친선전람관을 방문했는데, 묘향산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풍경이 여전했고, 향산호텔은 새로 개·보수해 보기 좋았다. 보현사에서는 영조시대에 새로 주조된 유점사종을 직접 쳐보는 행운을 누렸다.
평양 시내에선 어린이에게 무상의료를 제공하는 옥류아동병원, 노동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이 잘 갖춰진 김정숙제사(製絲)공장, 일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미림승마구락부와 곱등어(돌고래)관, 부모 없는 아이들을 위한 평양애육원과 평양육아원 등을 둘러봤다.
이번 방북에서 나는 평양의 활력 있는 분위기, 그리고 북측 인사들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지역들과 사회 깊숙한 곳까지 보지 못해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런 변화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민·관 차원의 교류와 경제협력에서 더 적극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결국 통일은 수많은 만남의 과정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음도 확신하게 됐다. 이번 노동자들의 대회가 통일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