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 경제성장률 수치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면서 미국 월가 투자은행들 사이에서 중국의 실제 성장률을 알아내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은 최근 중국의 경제 실상을 보여주는 각종 대용지표를 활용해 중국의 실제 성장률을 산출하고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소매판매 지표에 철도 화물운송량을 추가해 중국 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이 같은 방법으로 추산한 결과 중국의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5.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성장률(7.0%)보다 낮은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항공 화물운송량 △항공기 승객 수 △전력생산 △선박 물동량 △현재 진행 중인 건축공사 면적 등 다섯 가지 대용지표를 이용해 중국 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소개했다. 그 결과 중국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4.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3분기 성장률(6.9%)보다 2.5%포인트 낮은 것이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은 아홉 가지 대용지표를 활용해 중국의 성장률을 추산하고 있다. 화폐공급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중국 3년 만기 국채와 6개월 만기 국채의 금리 격차, 상하이증시 거래량, 철강생산량 등이다. 양자오 노무라증권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상반기 성장률은 6.3%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제시한 추정 성장률이 모두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성장률보다 낮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향후 5년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6.5%를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