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의원 5명이 10·29 재·보궐선거 패배 직후 문재인 대표를 만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엽 김동철 황주홍 문병호 최원식 새정치연합 의원 등은 지난달 29일 권노갑 상임고문의 주선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문 대표와 회동했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문 대표에게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제 그만 물러나라”고 요청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표는 “재신임을 물어 물러나려고 했을 때 말릴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그만둘 수는 없다”고 거절했다. 참석 의원 중 한 명이 호남 민심 이탈 현상 등을 지적하면서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재신임 때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거나 호남 지지율이 낮게 나와도 그만두려고 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재·보선 패배 책임을 물어 다시 물러나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뜻을 나타냈다.

이날 모임을 주선한 권 고문은 “문 대표를 안고 가야 한다”며 “문 대표뿐만 아니라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대권주자 모두 버리지 말고 공존하면서 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의원 중 한 명은 “현재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맞서 당이 총력을 모아야 할 시기인 만큼 재·보선 패배에 대한 문 대표 책임론을 꺼내들기가 마땅치 않다”며 “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분위기도 강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과 최근 결성된 ‘정치혁신을 위한 2020(가칭)’ 등 당내 비주류 계파를 중심으로 문 대표 퇴진 등 소속 의원 서명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