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골프 간판 스타들 부상 '경고등'
성적으로 먹고사는 프로골프 선수에게 부상은 적이다. ‘출전을 삼가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는 건 ‘영업정지’ 처분이나 다름없다. 몸값이 높은 상위 랭커들에겐 더욱 그렇다.

세계 골프계를 주름잡고 있는 ‘K골프 군단’ 간판스타들에게 부상 경계령이 떨어졌다. 올 시즌 상반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각각 1승과 2승을 올린 김효주(20·롯데)와 최나연(27·SK텔레콤)이 하반기 들어 잔부상으로 대회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지난주엔 ‘강철 체력’으로 유명한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전인지(21·하이트진로)까지 부상으로 대회 도중 기권했다. 특별한 부상 소식이 없는 해외 선수들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블루베이LPGA에 출전했다가 기권한 김효주는 체력 저하에 따른 장염과 탈수현상으로 고전했다. 올초부터 미국 한국 일본 중국을 오가는 강행군이 결국 탈을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박빙이던 김세영(22·하이트진로)과의 LPGA 신인왕 경쟁도 불리해졌다. 1위 김세영이 블루베이LPGA 대회 제패로 우승포인트 150점을 추가하면서 둘 사이의 격차가 247점으로 벌어졌다. 2위 김효주는 남은 경기 3개 중 2개를 우승해야 역전할 수 있다.

골프계가 가장 걱정하는 건 K골프 대표 스타 박인비와 전인지의 몸 상태다. 이들의 상징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집안일을 하다 왼손가락을 다친 박인비는 부상이 도지면서 김효주와 마찬가지로 블루베이LPGA 완주를 포기하고 말았다. 박인비는 “부상이 심하지 않은 만큼 남은 2개 대회 일정은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