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째를 맞은 ‘글로벌 인재포럼(Global HR Forum) 2015’가 ‘다양한 인재가 세상을 바꾼다(diverse talent, changing societies)’를 주제로 4일 개막했다. 미래의 인재관을 폭넓게 조명하는 글로벌 인재포럼은 해가 갈수록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도 제프리 페퍼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과 지도자들이 참석해 시대 흐름인 창의와 융합에 걸맞은 인재상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이끌었다. 아이디어와 기술로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 인재’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신개념 인재’의 부각은 참석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대표적인 지식산업인 금융산업에 몸담고 있는 필자에게 ‘글로벌 인재포럼 2015’는 평소의 지론인 ‘인재가 미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한 기회였다.

‘다양한 인재가 세상을 바꾼다’는 올해 글로벌 인재포럼의 주제는 더 없이 시의적절하다. 급속한 세계화와 첨단기술 발달로 세계는 글로벌화, 다양화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이에 걸맞은 인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양한 인재’라는 표현에는 획일적인 가치관과 교육에서 벗어나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뜻이 들어 있다. ‘세상을 바꾼다’는 말에는 과거의 낡은 틀을 깨고 세상에 없던 것을 선보임으로써 지금의 한계 상황을 돌파하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국민은행에서도 핀테크(기술+금융)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다양한 인재’를 우대하고 있다. 학력과 전공 등 흔한 스펙 대신에 고객과의 소통(communication), 직원 간 협업(co-operation), 창의적인 사고(creativity) 등 ‘3C 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인재만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이 국민은행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으면 한다.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인 창조경제의 성패가 바로 ‘창조 인재 육성’에 달려 있고, 창조 인재의 본질은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갖추고 다양한 시각에서 창의적인 대응 방안과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KB금융그룹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것으로, 눈앞에 펼쳐진 현상이 아니라 본질을 봐 달라는 당부다. 요즘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급변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본질이다.

일본인들로부터 ‘경영의 신’으로 불릴 만큼 존경받는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의 설립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당신의 회사는 무엇을 만듭니까’라고 묻거든 ‘사람을 만든다’고 대답하라”고 했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사람을 잘 만드는 회사가 진정 좋은 회사라는 얘기다. 조직은 사람으로 이뤄진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나 인프라도 결국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직은 사람에서 출발해 사람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한 사회나 국가도 마찬가지다. 일류 인재를 키워내지 못하는 사회는 결코 일류 국가가 될 수 없다. 거꾸로 일류 국가 진입은 인재 양성에서 시작해야 한다.

사회 전체가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정부는 글로벌 인재포럼의 결과물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기업들은 ‘다양한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고, 그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갖춰 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글로벌 인재포럼 2015’가 창조경제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품게 하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윤종규 <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