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강점 분석
아직 노사문제와 중국 공장의 가동률 부진 같은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신차 효과와 내수판매 호조세가 기대된다. 2016년 멕시코 공장 가동에 따른 장기 성장 잠재력 등을 감안할 때 주가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UV 경쟁력 우수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아차는 전통적으로 SUV에 강점이 있다. 쏘울부터 쏘렌토까지 제품 풀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기아차에 유리한 시장환경 변화다. 2015년 9월 기아차의 누적 글로벌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52.3%로 전년 같은 기간(49.1%)보다 커졌다. 지난해 내놓은 쏘렌토와 카니발의 신차 효과가 올 들어 반영되고 있고 중국 시장에서도 연초 중국 전용 소형 SUV인 KX3가 출시된 효과다.
지난 9월 출시한 주력 모델인 스포티지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내년 초부터는 글로벌 출시가 본격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SUV 판매 호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SUV는 평균판매가격(ASP) 대비 제품가격이 높기 때문에 SUV 판매 강세는 기아차의 매출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올해 기아차의 내수판매는 신차 효과와 연말 개별소비세 인하 특수에 힘입어 사상 최대치인 약 5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의 지속적인 시장 잠식과 한국GM 쌍용자동차 등 후발주자들의 회복세를 감안하면 꽤 고무적인 수치다. 연초 이후 쏘렌토와 카니발 미출고 물량이 1만대 이상을 유지하는 등 판매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력 모델인 스포티지와 중형세단 K5의 신차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내년 초 준대형 세단 K7의 출시도 예정돼 있는 만큼 내수판매 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SUV 등 중대형 차종의 판매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내수시장 평균판매가격은 지난해 1950만원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2170만원으로 약 11%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내수시장에서의 판매 강세는 올해 기아차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을 개선하도록 한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 3분기 저점으로 회복세 기대
올해 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크게 고전했다. 판매 부진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3분기 중국법인(DYKIA)이 적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중국 시장 부진은 중국 시장의 수요 증가율이 둔화하는 가운데 완성차업체 간 경쟁 강도가 심화된 것이 주된 요인이다. 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을 갖춘 중국 현지 업체가 SUV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중·일 영토분쟁 이후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 모델들이 노후화하고 경쟁 기업들의 가격 인하에 늦게 대응한 점도 기아차의 수익성을 악화시킨 요인이다. 이 때문에 8월 기준 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9%(지난해 3.6%), 가동률은 50% 이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전환하고 K5 등 신차 출시 등의 영향으로 가동률은 8월을 저점으로 회복되고 있다.
중국 시장의 현 상황을 고려해볼 때 당분간 예전의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내년 초 스포티지가 출시되는 시점에서 수익성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6년 2분기엔 중국 미국 유럽에 이은 네 번째 해외공장인 멕시코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다. 멕시코 공장은 단계적 증설을 거쳐 3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확장된다. 멕시코 공장은 멕시코를 포함한 남미지역 생산기지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북미지역 수출공급기지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중국 공장 증설 계획이 불투명하고 국내와 미국 유럽 공장의 증산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6년 멕시코 공장을 가동함에 따라 기아차가 잠재성장력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기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에서 국내 공장이 차지하는 생산 비중은 약 56%였다. 멕시코 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2018년 이후부터 국내 공장의 생산 비중이 50% 이하로 떨어지면 환리스크 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조수홍 < NH투자증권 연구원 soohong.cho@nhw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