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의 자조적 신조어 '니궈'
최근 중국의 젊은 네티즌 사이에서 ‘니궈(國)’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각광받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니궈’란 ‘너희 나라’라는 뜻의 평범한 중국어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일부 젊은이들이 인터넷 뉴스 댓글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리나라’를 뜻하는 ‘워궈(我國)’를 써야 할 곳에 의도적으로 니궈를 쓰는 것이 유행하면서, 특별한 뜻을 가진 신조어가 돼버렸다. 가령 “우리 나라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써야 하는데 “너희 나라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쓰는 식이다.

니궈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것은 중국 사회의 모든 의사결정권을 공산당 소수 엘리트가 독점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의 젊은 층이 보기에 중국은 ‘국민의 나라’가 아니라 ‘공산당의 나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이라 중국 정부의 엄격한 인터넷 검열을 효과적으로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니궈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대만독립’ 등과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가 인터넷이나 SNS에 등장하면 자동으로 걸러내 삭제하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