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5] "도제학교, 정부보단 기업이 주도해야"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정책의 지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배우는 도제교육’을 주제로 5일 열린 A2세션에서 좌장을 맡은 정철영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장(산업인력개발학 전공)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직업교육에 관한 정책은 큰 틀에서 계속 이어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선정 과정에서 평가위원장을 맡았다. 정 학장은 “미국과 유럽은 각각 학교와 기업이 산학협력을 주도하고 있지만 한국은 정부 주도로 이뤄진다”며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션에 발표자와 토론자로 나선 전문가들도 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랜트 러브록 호주 연방교육훈련부 국장은 “호주에서 도제교육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기업의 확고한 지지 덕분”이라며 “정부의 역할은 학생과 기업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을 조정하고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독일 출신의 크리스틴 브링스 한국산업인력공단 선임전문위원은 “정부가 주도하는 도제학교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기업과 학생들이 도제교육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한국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스위스식 도제학교의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이 로제프스키 미국 조지아대 인력교육과 교수는 “스위스 도제학교들은 특정 직업군에 필요한 숙련도를 높이는 것만 중시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로제프스키 교수는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도제학교에서 배운 기술이 1~2년 만에 쓸모없어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새로운 환경에서 직업을 탐색하는 능력과 근면성 등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