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부왕은 누구일까. 기부액 관련 자료를 갖고 있는 국세청은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를 꺼리고 있다. 국내 대표적 자선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자의 허락을 받고 고액 기부자만 따로 뽑아 발표하고 있다.

공동모금회는 2007년부터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이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회원 수가 900명으로 늘었고 기부 누적액은 980억원가량이다. 아너 소사이어티 1호 회원은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이다. 기부액 1위는 2013년 29억원을 맡긴 익명의 재일동포다. 저소득 홀몸노인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2위는 2008년부터 총 25억원을 기부한 최신원 SKC 회장이다. 3위는 정몽준 전 국회의원으로 20억원을 기부했다.

대기업 기업인들이 다른 곳에 내놓은 기부금 규모는 더 크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또는 필요성이 생길 때마다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희망펀드가 대표적이다. 청년희망펀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해 조성 중인 기금이다. 1위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다. 병석에 누워있는 이 회장은 포괄적 위임 형식으로 2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2위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150억원의 개인 재산을 기탁했다. 3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00억원)이다. 5위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으로 70억원을 기부했다.

미국에서는 고액 기부자가 기부 사실을 스스로 밝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위 정하기가 수월하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지난해 미국 10대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28억달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해까지 총 227억달러(약 26조원)를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도 13억달러를 기부해 2위를 차지했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해까지 총 315억달러를 기부했다. 3위는 세계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7억3300만달러)였고 4위는 4억6200만달러를 기부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