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의 대중국 수출품이 한국의 수출품보다 단가가 내려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조규림 선임연구원은 2011~2014년 전체 2498개 제조업 품목 수출단가 변화를 분석해 '한일 제조업의 대중국 수출단가 및 수출물량 변동'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수출단가가 일본보다 높았던 품목은 313개였으나, 2014년에는 459개 품목으로 늘었다.

3년 새 146개 품목에서 일본 수출품의 가격이 한국보다 더 싸진 셈이다.

특히 공급과잉으로 가격경쟁이 심한 석유화학 산업과 금속·비금속 산업에서 단가 역전 현상이 많이 발생했다고 조 연구원은 전했다.

한국이 더 낮은 수출단가를 유지하는 품목은 2011년 1778개였으나 2014년에는 238개 감소한 1540개로 집계됐다.

양국의 수출단가가 같은 품목은 407개에서 499개로 92개 늘었다.

이같은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일본의 대중국 제조업 수출물량은 2013년에는 전년대비 1.6% 증가했고, 2014년에도 전년보다 1.4% 늘었다.

증가폭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년보다는 수출 물량이 늘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한국은 2013년에는 4.9%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4년에는 -0.3%를 기록하며 수출 물량이 줄었다.

조 연구원은 "일본의 가격경쟁력 향상은 한국의 수출경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엔저 현상 장기화에 대비하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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