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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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연내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 전문가들의 투자전략은 엇갈리고 있다. 대형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짜야한다는 분석과 중소형주 중심의 접근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미 중앙은행(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27만1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8만5000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실업률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5.0%로 하락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 고용시장에서의 추가 개선이 확인됐다"며 "미국 연방기금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68%로 급등했다"고 말했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13곳 가운데 11곳은 연내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노무라 등은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금리인상 시작 시점을 내년 3월에서 올 12월로 수정했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되자 일부 전문가들은 대형주와 수출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을 확실시되면,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달러 매출의 원화환산이익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수출주에 긍정적이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면서 미국 시중금리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며 "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제어하고,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전반까지 자동차, 정보기술(IT)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달러화 가치 강세가 뚜렷해진 상황 속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의 자금을 회수하는 효과가 있는 금리인상 우려에 따라 외국인이 대형주를 순매도하는 등 대형주 투자에 불리한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따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경우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에 비해 대형주가 약세를 보인다"며 "저금리, 저성장 등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주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효과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그동안 하루에 10원 이상 오르는 등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의 환차익 측면에서 부정적인 만큼 대형주 순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 상황은 상대적으로 대형주에 우호적이다. 오전 11시31분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27%와 1.92%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