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로 가는 장관들…'공천 관문' 통과 만만찮다
청와대가 지난달 19일 1차 개각에 이어 이번주 중 2차 개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요 부처 장관들의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가시화하고 있다. 여의도로 복귀하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과 교수·관료 출신 장관이 여당 텃밭 지역 출마를 노리고 있어 당내 공천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1차 개각으로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교체되는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사의를 밝혔다. 청와대는 곧 정 장관을 포함해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을 교체하는 2차 개각을 할 예정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도 다음달 국회 예산안 처리 이후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지난달 이후 진행되고 있는 주요 부처 장관들의 교체를 ‘총선용 개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TK(대구·경북) 물갈이론’과 맞물린 개각으로, 친박근혜계 세력 확장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8일 유승민 의원의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 빈소에서 “TK에서 물갈이를 해서 필승 공천 전략으로 가야 한다. 안 그러면 수도권 민심에까지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 출신인 정 장관은 고향인 경주와 대구를 저울질하다 최근 대구 출마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12개 지역구 중 출마 지역으로 동구갑이 거론된다. 동구갑 현역의원인 초선 류성걸 의원과는 경북고 동창 관계로 공천 단계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당으로 복귀하는 유일호 장관(서울 송파을)과 유기준 장관(부산 서구)도 20대 국회 재입성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3선을 노리는 유일호 장관 지역구에선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도전장을 내밀고 바닥을 다지고 있다. 유기준 장관의 총선 방정식은 더 복잡하다. 현재 진행 중인 선거구재획정 결과에 따라 김무성 대표(부산 영도구), 정의화 국회의장(부산 중·동구)과 공천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6선에 도전하는 황 부총리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는 인구 유입 증가로 선거구 재획정 과정에서 2개 선거구로 분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인 홍종학 의원이 연수구 출마를 검토 중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에 대한 당내 비판을 어떻게 넘을지 주목된다. 윤상직 장관은 부산 지역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과의 힘겨운 공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