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늦게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호주가 우리보다 먼저 의회 비준을 받았다. 우리나라 의회는 야당 반대로 한·중 FTA 비준안 처리를 위한 논의 절차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호주 상원은 9일(현지시간) 중·호주 FTA와 관련한 관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이 지난달 22일 통과시킨 관세법 개정안이 이날 상원을 통과함에 따라 호주는 중·호주 FTA 의회 처리 절차를 완료했다.

호주는 중국과의 FTA를 지난해 11월17일 타결했다. 한·중 FTA 타결(11월10일)보다 1주일 늦은 시점이다. 중·호주 간 FTA 정식 서명일도 올해 6월17일로 한·중 FTA 서명일(6월1일)보다 16일 늦다.

하지만 의회 절차를 먼저 완료한 건 호주다. 한국 국회는 한·중 FTA 비준안에 대한 논의조차 못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31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비준안을 상정했지만 상임위 논의 전에 열기로 한 여·야·정 협의체 회의 날짜도 잡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이 한·중 FTA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미세먼지 △불법조업 △식료품검역 등이 미흡하다며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의회가 중·호주 FTA에 대한 의회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중·호주 FTA의 연내 발효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한·중 FTA의 조속한 타결이 절실하다”며 “한·중 FTA가 올해 안에 비준되지 못하면 약 1조5000억원의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손해액으로 언급한 1조5000억원은 한·중 FTA가 체결됐을 때 제조업 분야에서 예상되는 1년차 수출 증가액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