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수지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 역사적인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NLD가 하원에서 21석, 상원에서 16석을 추가로 얻어 상·하원을 통틀어 총 364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NLD는 단독 집권에 필요한 최소 의석인 329석을 돌파해 내년 초 열리는 대선에서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게 됐다. 미얀마 차기 대통령은 내년 2~3월로 예상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상원, 하원, 군부 의원단이 1명씩 추천한 3명의 후보 중 최고 득표자에게 돌아간다.

NLD는 상·하원 전체 의석의 절반 이상을 이미 확보한 만큼 NLD가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NLD의 이번 총선 승리가 확정됨으로써 미얀마는 1962년 군부 쿠데타 이후 53년 만에 민주화를 이루게 됐다.

다만 군부가 미얀마 정치, 경제, 사회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NLD 정권이 완전히 권력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부는 선거에 관계없이 전체 의석의 25%를 보장받는 데다 주요 3개 부처 장관의 임명권을 갖고 있다. 아웅산수지 여사는 다음주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온 뒤 테인세인 대통령, 민아웅흘라잉 육군참모총장, 슈웨만 국회의장 등 현 집권세력 대표자들과 4자 회동을 하고 군부와 일정 부분 권력을 분점하는 형태의 평화로운 정권 이양 방안과 개헌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