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과 2년 사이 재계는 무려 여섯 차례의 '면세점 대전(大戰)'을 치렀다. 5년마다 면세점 특허를 원점부터 다시 심사해 부여하는 현행법에 따라서다.

재계는 면세점을 지키고 뺏거나 새로 따내기 위해 '전시 상태'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과 내후년 각각 김포공항 면세점과 서울 롯데 코엑스점의 특허가 만료되고, 추가로 신규 시내 면세점 특허가 발급될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대기업 독과점 반대 기류 등의 영향으로 관세법이 바뀌면서 기존 업체도 5년마다 특허권을 놓고 신규 지원 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야한다.

이 '5년 한시 특허' 가 처음 적용된 사례는 부산 롯데 면세점으로, 단독 신청을 통해 2013년 12월 끝난 특허를 다시 받았다.

이후에도 ▲ 2014년 4월 신라 서울·제주 면세점(신라 단독 신청, 단독 선정) ▲ 2015년 1월 롯데 서귀포점(롯데·신라·부영 신청, 롯데 선정) ▲ 2015년 2월 인천공항 면세점(수수료 가격 입찰 방식, 롯데·신라·신세계 선정) ▲ 2015년 7월 서울 신규 면세점(대기업 2·중소기업 1, HDC신라·한화갤러리아·SM면세점) ▲ 2015년 11월 서울·부산 면세점(서울 3·부산 1 특허 만료, 롯데 외 두산·신세계 신규 진출) 등 굵직한 면세점 특허 심사와 경쟁이 이어졌다.

결국 법이 바뀐 뒤 약 2년만에 6번의 대형 '면세점 대전'이 치러진 셈이다.

면세점 특허를 따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사활을 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당장 내년 4월 김포공항 면세점 특허가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 김포공항에서는 롯데(담배·주류), 신라(화장품·향수)가 영업을 하고 있지만 '5년 만료' 규정이 바뀌지 않는 한 다시 혈투에 나서야한다.

2017년 12월에는 롯데 삼성동 코엑스점의 특허가 만료된다. 롯데는 2010년 애경그룹(AK)로부터 이 면세점을 인수해 2012년 말 한 차례 특허를 갱신한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관세법 개정 때문에 다시 5년만에 '계속 운영' 여부가 걸린 경쟁 심사를 치러야할 처지다.

특히 업계에서는 내년 이후 예상대로 정부가 시내 면세점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 신규 면세점 특허를 얻기 위한 경쟁이 더 불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현재 보세판매장(면세덤) 영업권에 대한 관세법 규정을 바꾸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연말께면 개정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시내 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고려할 때 너무 적고, 소수 특허제가 특혜 논란을 부른다"는 지적에 따라 전반적으로 면세점, 특히 시내 면세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한 도시에서) 시내 면세점 이용자 수 및 매출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야한다' 등의 현행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 기준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현행 조건대로라면 부산 등에 추가로 면세점 특허를 주기가 어렵지만,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 중 부산 등에 새로 면세점 특허 티켓이 몇 장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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