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치는 식민지 지배 아니다…스스로 소망한 합병" 주장
'위안부 문제 조기타결 가속' 한일 합의에 대한 우파 반감 투영

'원조 극우'로 불리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83) 전 일본 도쿄도(東京都)지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이 "침략한 적이 없다"고 하거나 일본군 위안부가 돈벌이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해 지탄받은 이시하라 전 지사는 정계를 은퇴하고서도 인식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시하라 전 지사는 16일 산케이 신문에 실린 칼럼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역사의 이름을 빌린 보복의 조작"이라고 썼다.

그는 "당시 인구 2천만 명밖에 없었던 조선에서 20만 명이나 되는 젊은 여성을 관헌이 정말로 납치했다면 당시 조선의 남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것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냐"며 이런 주장을 폈다.

이시하라는 칼럼에서 "일본의 조선통치는 식민지 지배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그들의 의회가 재결(裁決, 결정)해 스스로 소망해서 이뤄진 합병"이라며 "그에 의해 조선의 근대화가 진전해 러시아 속국이 되는 것을 면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고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원문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함)는 성가신 것이 된다.

저것은 이승만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한 선 긋기로 머지않아 반드시 난처한 불씨가 된다고 생각하므로 지금 서로 다이너마이트(폭약)라도 장치해 없애버리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시하라 전 지사는 작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우파 정당인 차세대당 비례대표로 출마했다가 낙선해 정계를 은퇴했다.

그의 칼럼은 현직에 있을 때 내뱉어 한국에서 '망언'이라는 비판을 받은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관한 이시하라 전 지사의 주장은 최근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해 노력하자는 합의가 이뤄진 것에 대한 일본 우파 진영의 반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