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오후 들어 다시 1950선 아래로 내려갔다. 외국인이 '팔자' 규모를 확대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호적이지 않은 외부 환경에도 1900~1950선이 단기 지지선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오후 1시3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02포인트(1.27%) 빠진 1948.27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개장 초 1.4% 이상 빠지면 1945.31까지 밀려났다가 낙폭을 일부 되돌렸다. 1950선 중반까지 낙폭을 만회했던 지수는 외국인 매도 규모가 커지자 다시 1940선 후반으로 미끄러졌다. 지수가 장중 1950선 아래로 밀려났던 것은 지난 9월30일(장중 저점 1915.04) 이후 1개월 반만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경기회복 실패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이라며 "1950선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1.0배 수준에 전후한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기준 PBR 1.0배 수준 아래는 지난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1750선(PBR 0.9배)이다. 지수는 올해 지난 4월24일 2189.54(장중 고점)을 연중최고점으로 기록했다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함께 불거졌던 지난 8월24일 1800.75(장중 저점)까지 밀려났다. 이후 3거래일 만에 1900선을 회복, 이달 초까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단기 하락세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PBR 1배와 연결되는 저점인 지수 1900선 수준은 강한 지지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 악재 탓에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주가 대비 가치(밸류에이션) 상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기술적 분석으로는 이번 주에 저점을 통과, 합산평균(ROC)과 코스피 등락비율(ADR20일)은 이달 17일을 저점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81억원, 56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하고 있다. 기관 중 투신권과 연기금 등은 각각 281억원, 265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은 1265억원 매수 우위다. 프로그램은 298억원 순매도다. 차익 거래가 23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비차익 거래는 321억원 매도 우위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가 3% 넘게 빠지는 가운데 보험, 건설업, 유통업, 전기전자 등 대부분이 하락 중이다. 전기가스업, 화학, 운수장비, 통신 등이 소폭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일부 종목들이 오후 들어서도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낙폭을 2%대로 키운 가운데 삼성물산 SK하이닉스 삼성생명 신한지주 네이버 등도 모두 1~3%대 약세다. 반면 현대차는 2%대 반등에 성공했으며 한국전력 기아차 아모레퍼시픽 SK텔레콤 등도 오름세다.

지난 주말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두산은 개장 초 19% 이상 뛰었다가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폭을 거의 다 반납, 1%대 전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은 잠실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 반납 소식에 4% 넘게 빠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20%대 급락세다.

한화케미칼은 4분기 호실적 전망에 13%대 상승세다. 외국계 주문창구인 모건스탠리 외에도 CS가 매수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주문총합은 82만8699주 순매수다.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의 여파로 여행주(株)와 항공주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투어는 10% 넘게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 9%가량 빠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은 3%대 하락세다.

코스닥지수도 낙폭을 재차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24포인트(1.53%) 하락한 660.28을 기록 중이다. 개인은 582억을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170억원, 449억원 매도 우위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8.90원(0.76%) 오른 1172.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