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획 고심하는 기업] 은행 "수익 늘릴 틈조차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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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부실채권 처리 감당해야
부실채권 처리 감당해야
A은행은 최근 행장 주재로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대략적인 내년도 사업계획과 경영목표를 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두 시간여 회의 끝에 내린 결론은 ‘12월에 한 번 더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이 은행의 전략담당 부행장은 “지금 같은 상황에선 도저히 내년 이익목표와 같은 숫자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귀띔했다.
은행들도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금리로 대다수 은행의 수익성이 급감하는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까지 겹쳐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슬람국가(IS) 테러 여파로 대내외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사업계획이나 자산운용 전략을 짜지 못하고 있다. “곳곳에 악재만 있고 호재는 보이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국내 17개 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줄었다.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말 1.73%에서 올해 3분기 1.56%로 뚝 떨어졌다. 4분기 수익성은 3분기보다 더 악화될 전망이다. 내년엔 저금리·저수익 기조가 더 심화될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B은행 부행장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순이자마진이 내년엔 더 줄어들 전망”이라며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과 저소득 계층에 대한 금리 지원 등으로 은행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실여신(대출) 증가도 걱정거리다. 올해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내년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치솟게 된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채권 처리도 내년에 감당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재무구조가 취약한 1934개 중소기업 중 175개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또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곧이어 300여개의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도 실시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4분기에만 전년 동기보다 각각 500억~1000억원 늘어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이태명/김은정 기자 chihiro@hankyung.com
은행들도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금리로 대다수 은행의 수익성이 급감하는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까지 겹쳐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슬람국가(IS) 테러 여파로 대내외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사업계획이나 자산운용 전략을 짜지 못하고 있다. “곳곳에 악재만 있고 호재는 보이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국내 17개 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줄었다.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말 1.73%에서 올해 3분기 1.56%로 뚝 떨어졌다. 4분기 수익성은 3분기보다 더 악화될 전망이다. 내년엔 저금리·저수익 기조가 더 심화될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B은행 부행장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순이자마진이 내년엔 더 줄어들 전망”이라며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과 저소득 계층에 대한 금리 지원 등으로 은행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실여신(대출) 증가도 걱정거리다. 올해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내년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치솟게 된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채권 처리도 내년에 감당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재무구조가 취약한 1934개 중소기업 중 175개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또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곧이어 300여개의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도 실시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4분기에만 전년 동기보다 각각 500억~1000억원 늘어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이태명/김은정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