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스마트폰 앞세운 삼성, 신흥국에서 '질주'
중국에서 애플, 화웨이 등에 시장을 빼앗긴 삼성전자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 질주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최근 스마트폰 성장률이 높은 15개국 시장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15개국 가운데 14개국에서 올해 3분기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폴란드 호주 네덜란드 등이 포함됐다.

15개국 가운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1000만대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점유율 27.5%로 2위인 현지 업체 스마트프렌(13.7%)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애플이 작년 대화면 아이폰6를 선보인 이후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상당부분을 빼앗겼다. 2013년과 지난해 각각 연간 19.7%, 13.8%였던 삼성전자 중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3분기 7.2%로 떨어졌다. 반면 애플 점유율은 2013년 6.3%에서 올해 3분기 10.3%로 높아졌다. 이 여파로 2012년과 2013년 연간 30%대였던 삼성전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작년 20%대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신흥국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케팅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갤럭시A, 갤럭시J 등 중저가 제품을 내세워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들 국가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강해 앞으로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유리할 전망이다. 3분기 삼성전자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6분기 만에 반등하는 등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A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저가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 이익률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