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년째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지난해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후 철강 등 핵심사업 역량은 강화하고, 비핵심사업은 과감하게 정리 중이다. 이 때문에 포스코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창사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포스코그룹 CFO들은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그룹 가치경영실과 소통하며 계열사 간 중복사업 조정, 미래성장동력 기획뿐 아니라 계열사 재무, 자금, 투자계획까지 총괄하고 있다. 이들의 직책에 ‘기획실장’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도 최고경영자(CEO)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결정적 조언을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CFO는 기획실장…경영 밑그림 그린다
○실적+재무건전성 ‘두 토끼’ 잡아라

이영훈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부사장)은 2014년 3월 권오준호(號) 출범과 함께 포스코 CFO가 됐다. 글로벌 철강시황 부진 속에 실적과 재무건전성 확보라는 ‘두 토끼’를 잡으라는 막중한 임무를 받았다. 이 부사장은 포스코건설 재직 당시 실적을 눈에 띄게 개선시킨 경험이 있어 위기에 빠진 포스코를 구할 적임자라는 평을 듣는다.

1985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 부사장은 경영기획실장을 맡으며 ‘재무전략통’으로 성장했다. 2012년 포스코건설 전무로 부임하고 이듬해 CFO(부사장)를 맡아 1년여간 포스코건설의 재무 전략을 이끌었다. 이 부사장 재임 시절 포스코건설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건설경기 한파로 동종 업체들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포스코건설은 매출 8조원, 영업이익 4066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부사장은 포스코 CFO로 부임한 이후 권 회장과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 소화하고, 기업 설명회 때마다 전면에 나서는 등 경영 전략의 밑그림을 같이 그리고 있다.

○주요 계열사 CFO 모두 포스코 출신

포스코 주요 계열사 CFO들은 모두 ‘정통 포스코맨’이다. 이창순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전무)은 선 굵은 리더로 통한다. 굵직한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그룹 간 재무회계 시스템 통합, 해외 거래처 평가시스템인 ‘신여신 관리체계’ 도입 등 재무분야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쌓았다.

심동욱 포스코에너지 경영기획본부장(전무)은 1986년 포스코 관리부에 입사해 2011년 포스코 재무실장, 지난해 정도경영실장을 지낸 뒤 지난 2월부터 포스코에너지 CFO로 일하고 있다. 본사 핵심 부서와 계열사를 두루 거친 만큼 직원들과의 소통이 활발하고 계열사 업무의 이해도가 높다. 조용두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전무)은 ‘조용한 카리스마’로 불린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경제동향 위원과 포스코 가치경영실 경영진단담당 상무 등을 지냈다.

윤덕일 포스코ICT 경영기획실장(상무)은 포스코 IR그룹과 재무기획그룹에서 일한 뒤 2010년부터 5년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의 재무를 담당했다. 황명학 포스코켐텍 기획재무실장(상무)은 1987년 포스코 입사 후 재무실에서 24년을 근무한 베테랑이다. 2011년 포스코플랜텍 경영기획실을 거쳐 지난해 3월 포스코켐텍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보라/김순신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