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달인, 사람을 논하다

취임 `1주년` 맞은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딸에게 월급의 10분의 1을 꼬박꼬박 받아요”





글로벌 삼성의 부사장까지 지낸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으로부터 다소 짠돌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 모르긴 몰라도 자식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야 할 상황이 아닌 것만큼은 분명한데 말이다.





“제 딸이 교회에 십일조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와 예수님, 두 아버지 중에서 누가 더 내 딸과 가깝습니까? 그러니 나도 받아야지요”





이쯤되면 딸의 원성이 들릴 법도 한데 상황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이 처장은 자제로부터 자주 고민상담을 받고는 하는데 최근에는 `무슨 옷을 입을까?`라든지, `휴대폰을 무엇으로 바꿀까?`와 같이 아주 사소한 고민들조차 함께 나눈다고 한다.





이처럼 보기 드물게 사이좋은 부녀가 탄생하게 된 데에는 나름의 비결이 있었다. 이근면 처장은 자녀가 고등학생이 될 무렵 꼭 한번 단둘이 여행이나 등산을 떠나보라고 조언한다. 사춘기 시절 부모로부터 멀어져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자녀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녀의 속이야기를 하나둘씩 듣게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친해요?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알고 있습니까? 아버지를 모시고 가서 좋아하는 음식 한 번 대접해드린 적은요?”





그는 섣불리 부모와의 유대를 자신하는 자녀들에게 일침을 놓는다.















젊은이들이 찾는 홍대의 어느 식당에서 조카와 식사를 하고 있는 이근면 처장을 만났다. 까칠한 외모, 단호한 말투의 고위공직자는 자신의 조카와 격없이 담소를 나눴다. 조카는 이따금 삼촌과 짬을 내어 밥을 먹는 일이 예사롭다고 했다.





글로벌 삼성그룹의 고위임원을 지나 이제는 공무원 조직혁신의 최일선에 서 있는 이 처장이다. 책임이 두 어깨를 짓눌러 삶의 여유를 잃을 법도 하지만 그는 그럴수록 가정을 돌보는 데 더 관심을 쏟는다.





“요즘은 그야말로 고아의 시대 아니겠어요. 자녀 하나둘 낳는 요즘 같은 시대에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자식은 고아가 되죠. 형제나 자매가 있지만 결혼하면 또 서로 안보고 지내기 십상이에요. 이런 때일수록 가문을 경영해야 합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세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핵가족이 기본인 사회에서 상하(上下)관계의 단절은 개인의 인생을 넘어 인류의 존속 자체에 치명적이다. 그래서 이 처장은 ‘가문경영’을 주창한다. 전란의 시대를 지나면서 한국사회에서 사라졌던 ‘가문’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나’로부터 새로운 가문이 시작되는 겁니다. 내 아이를 잘 기르고, 내 아이들이 또 아이를 낳아 잘 기르면 비로소 가문이 부활하는 거에요”





공무원 조직개혁을 위한 그의 파격행보는 언제나 눈길을 끌었다. 취임초기 그가 별일이 없을 땐 오후 6시면 칼퇴근을 한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야근을 미덕처럼 여기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고위공직자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오래 일하기보다 효율적으로 일하라는 그의 철학에는 일도 가정도 놓치지 말라는 신념이 담겨있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공직사회에 입문한 지 오늘로 1년째다. 가깝게는 가족에서부터 멀게는 부하직원에게까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유대`가 오늘날 그가 인사통으로 불리게 된 이유를 알게 해준다.










한국경제TV 핫뉴스
ㆍ손흥민♥유소영 열애 인정 "최근 연인으로 발전"(공식입장)
ㆍ[중부권 생활권 대변혁] 서울·세종고속도 인근 부동산 `들썩`
ㆍ대학가상가, 광교(경기대)역 `리치프라자3` 투자열기로 후끈!
ㆍ더팩트, 손흥민 유소영 열애 포착…걸스데이 민아와 3개월만에 결별하더니 `대박`
ㆍ예천 구석기시대 유물, 뒷마당서 금화 발견 부부...`100억 횡재`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