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UPS 비켜!…새 경쟁자로 북적이는 미국 배송시장
미국 배송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물류업체 페덱스와 UPS 앞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XPO로지스틱스, 파일럿프레이트서비스, 피델리톤 라스트마일 같은 방문설치 배송업체다. WSJ는 “TV와 냉장고, 침대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미국에서도 제품 배달과 설치를 함께해주는 업체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방문설치 배송업체는 홈디포, 베스트바이 같은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고 제품 배송과 설치 업무를 대행한다. 대니얼 세인 피델리톤 영업부 이사는 “페덱스와 UPS는 집 앞에 물건을 내려놓고 바로 떠난다”며 “반면 우리는 설치까지 해주고 제품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 떠난다”고 설명했다. 쓰레기가 남지 않도록 포장 상자도 수거해간다. 일반 택배회사와 달리 방문설치 배송업체에선 최소 두 명 이상이 함께 다닌다.

배송료는 냉장고처럼 무겁고 큰 제품의 경우 70~80달러가 든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소비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로우스, 홈디포, 베스트바이 등은 무료로 방문설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WSJ는 “방문설치의 편리함에 소비자들이 빠져들면서 판매업체에는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매트리스 판매업체 캐스퍼슬립은 미국 전역으로 판매망을 확대하면서 처음엔 UPS를 배송업체로 택했지만 소비자 불만에 XPO로지스틱스로 배송업체를 변경해야 했다.

실적도 급증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XPO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이 23억5660만달러로 전년도의 7억230만달러에서 세 배 넘게 늘었다. 올해 9월까지의 매출은 42억8100만달러로 이미 작년 기록을 넘어섰다. 피델리톤은 올해 배송 규모가 60만건으로 작년보다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