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중국인 살해에 시진핑 '분노'…중국도 군사행동 동참 가능성
중국인이 ‘11·13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배후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에게 살해됐다고 중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중국이 국제사회와 반(反)테러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IS 타격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IS가 중국인 판징후이(50·사진)를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했다”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반드시 범법자들이 법의 처벌을 받게 하고 세계 평화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살자는 방송·광고 분야 프리랜서로 일했다. IS는 지난 9월9일 판씨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몸값을 요구했다.

중국은 외국 내정 불간섭 원칙과 국내 테러 등의 이유로 국제 테러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외신들은 자국민 피살사건으로 기조 변화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모든 형식의 테러리즘을 강력히 반대하며 어떤 테러도 강력히 타격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테러로 분류된 행위는 가차없이 응징하고 있다. 지난 9월 1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신장위구르족 자치구 테러 용의자 17명을 최근 폭살했다. 용의자들이 숨어있던 동굴에는 부녀자 4명과 어린이 3명이 있어 과잉진압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사살작전을 중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살해소식까지 전해져 IS의 테러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IS는 추가 테러를 더욱 강하게 암시했다. IS는 한 남성이 폭탄 스위치처럼 생긴 기기를 들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걸어가는 모습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뉴욕 경찰은 동영상의 상당 부분이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면서도 가장 높은 경계 단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탈리아 로마와 밀라노가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독일 범죄수사국장은 “독일도 명백한 테러 목표”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IS 지도자급 인물에 50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지상군 투입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 러시아 등이 시리아의 IS 근거지에 공습을 가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주자인 젭 부시는 “IS 격퇴를 위해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 테러의 총책임자로 알려진 압델하이드 아바우드는 7시간에 걸친 프랑스 경찰의 체포작전으로 사망했다. 검거 도중 폭탄을 이용해 자살한 여성은 아바우드 사촌인 하스나 아이트불라첸(26)으로 밝혀졌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