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220명에게 혁신교육
인재의 잠재력 키우는 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
박재윤 전 통상산업부 장관(74·사진)이 장기 불황에 지쳐 있는 기업에 던지는 조언이다. 19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박 전 장관은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는 데서 혁신은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 지식’을 곳곳에 전수하느라 지난 1년여간 분주하게 보냈다. 지난해엔 교수 7명과 함께 코칭 그룹인 ‘지식사회포럼(ksforum.net)’도 구성했다. 기업과 정부기관에서 온 인재 220명에게 지식사회의 4대 경쟁력 요소인 비전, 정보력, 창의력, 협력 능력을 가르쳤다. 그는 “올해 마지막 연수 프로그램인 8기 교육이 어제 마무리됐다”며 “벌써부터 교수 7명과 내년 교육자료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 경제수석비서관에 발탁된 뒤 재정경제부 장관과 통상산업부 장관을 역임하며 ‘신(新)경제’ 구현에 힘썼다. 이후 30여년간은 부산대 총장 등을 지내며 강단에 섰다. 사회 현장의 자기계발 전도사로 변신한 건 은퇴한 뒤였다.
그는 “경제의 이론과 실제를 경험하며 터득한 것을 젊은이에게 나눠주고 싶었다”며 “6년간 국내외에서 코칭 공부를 해보니 ‘길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간한 혁신지식-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9가지 지혜는 평생의 고민과 해답을 정리한 책이다. 그는 “기존 자기계발서는 동기를 부여하는 데만 그쳤다”며 “직장과 삶에서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책을 기반으로 교육을 하며 박 전 장관은 30대 수강생의 열정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70대, 나머지 교수는 50대인데 30대 수강생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며 “그럼에도 젊은 층이 조직에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식사회에선 ‘파트너링(함께 하는) 리더십’이 중요하지만, 국내는 아직 산업사회의 ‘리딩(끌고 가는) 리더십’ 위주라는 분석이다. 박 전 장관은 “젊은 층이 책임감을 갖고 일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지시 대신 질문을 던져 간접적인 코칭을 하는 것이 리더의 지혜”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어려우면 기업이 직원 교육비를 줄인다”며 “그보다는 호황기를 대비해 잠재력을 키우는 것이 지혜”라고도 조언했다. 갈등 속에서도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는 ‘협력력(협력하는 힘)’은 오늘날 정치권에 권하고 싶은 지혜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는 개인을 넘어 ‘지식 조직’으로 가는 길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