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몇 년 동안 밀고 당기기를 거듭해온 러시아제 최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5 거래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와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Su-35 24대를 중국에 공급하는 계약이 체결됐다고 보도했다. 대당 가격이 약 8300만달러인 만큼 전체 거래액은 20억달러(약 2조 32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러시아 국영 무기수출업체 로스텍 최고 경영자 세르게이 체메조프는 코메르산트에 “장기간에 걸친 Su-35 판매 협상이 완료됐다. 우리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확인했다.

쉬치량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지난 15일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주의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Su-35 생산 공장을 둘러본 뒤 17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전투기 구매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러-중 양국 사이에 이뤄진 역대 최대 규모의 전투기 구매 계약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군사 소식통은 “중국이 Su-35를 구매한 첫 외국 국가가 됐다”며 “이번 계약은 전투기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Su-35를 자국군에만 공급해 왔다. 올해 말까지 48대가 실전배치되며 이후 다시 48대가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중국 외에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이 Su-35 구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도 러시아와 구매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러시아 공군의 옛 주력기인 Su-27의 노후화에 따라 레이더를 비롯한 항전 장비와 엔진 등을 전면 교체한 Su-35는 기존의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사이의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2010년 1호기가 생산됐다.

항속거리 3400km, 전투반경 1600km로 30mm 기관포와 12기의 미사일 및 포탄으로 무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전투기가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꼽히는 미국의 5세대 전투기 F-22 랩터보다 엔진이나 레이더 성능 등에서 더욱 뛰어나다고 자평한다.

중국은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 젠(殲)-20(J-20)이 실전 배치되기 전까지 전력 공백을 메울 구상으로 Su-35 전투기 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