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산물인증마크 확인하자
국내에서 뱃길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섬인 만재도. 이곳에서 촬영한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2’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도시에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때우기를 낯선 어촌에서 가장 어렵게 해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자급자족하는 어촌 생활의 묘미를 맛깔나게 담고 있다.

‘쿡방 전성시대’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까지 앞다퉈 요리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쿡방 열풍은 시장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마켓 옥션이 지난 8월 한 달간 도서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체 도서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 늘어난 가운데 요리 관련 서적의 판매는 300%나 증가했다. 또 상반기 가정용 간장·식초 등 조미군 제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늘었으며, 방송에서 사용된 주방용품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요리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걸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리 방법보다 더 중요한 건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쿡방 프로그램은 요리를 쉽게 하는 방법에만 집중하고,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료 선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아쉽기만 하다.

수산물은 신선도가 안전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수산물을 구입하는 요령이 중요하다. 일반 소비자가 냄새를 맡아보거나 색깔을 보고 안전한 수산물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시행하는 ‘수산물 인증제도’를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수산물 인증제도는 수산물 품질 향상을 통해 생산자를 보호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제도다. 국내산 수산물이나 수산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생산부터 출하까지 엄격한 관리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은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한다. 수산물 또는 수산특산물, 수산전통식품, 친환경 수산물에 유기수산물인증 등록,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으로 생산된 제품에 지리적표시 등록을 한다. 수산물 이력제도를 통해 어장에서 식탁까지 수산물의 생산가공유통정보를 공개, 소비자가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다. 그러나 수산물은 농산물에 비해 위험 요소가 많은 환경에 노출돼 있고,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에 대한 걱정도 여전하다. 그렇기에 수산물 인증제도는 소비자가 안전성이 보장된 고품질의 수산물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방법이다.

수산물은 건강식품이며 대표적인 장수식품이기도 하다. 쿡방 전성시대를 맞아 수산물 인증마크가 부착된 신선한 수산물로 맛있는 요리를 해보길 바란다.

신현석 < 국립수산물품질 관리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