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폐기 위기…남궁연 "의료인 동의없이 분쟁 조정 절차 개시돼야"

고(故) 신해철의 부인 윤원희 씨가 일명 '신해철법' 심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20일 신해철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윤씨를 비롯해 뮤지션 남궁연, 소속사 대표, 팬클럽 철기군 회장 등 4명은 오는 23일 오전 8시30분께 국회를 방문해 '신해철법 심사 촉구에 관한 청원서'를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다.

청원서에는 신해철법의 취지, 통과돼야 하는 필요성과 함께 "해당 법률의 심사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청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른바 '신해철법'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의료사고 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의료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조정이 시작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의료인이 사고 중재를 거부하면 조정이 시작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법안이다.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정기국회 마지막 회기인 이달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 안건에 오르지 못해 이번에 논의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당시 의료 사고로 사망한 9살 예강이 이름을 따 일명 '예강이법'으로 불렸으나 지난해 10월 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신해철법'으로 통하고 있다.

청원서 제출을 주도한 남궁연은 20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의료사고 피해자가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의료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조정 절차가 개시되는 '자동개시'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통사고가 나면 경찰이 판가름해주고 보험사에서 뒤처리를 해준다"며 "조정이 개시되지 못하면 결국 환자와 의사가 피해자냐, 가해자냐를 놓고 싸워야 한다.

신해철 씨 유족은 '의사의 처벌보다 의료 사고인 것 같은 상황을 왜 스스로 증명해야 하나, 누군가 판단하고 중재해달라'는 것이다.

환자가 이를 증명하려면 진료 기록 입수부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