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대로 떨어질 듯

1조원 이상의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사 수익률이 올 3분기(7~9월)에도 저금리 기조 속에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을 중심으로 0.5%대 후반까지 수익률이 낮아지는 사례가 줄줄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어렵게 유지한 3%대 수익률을 올해는 지키지 못해고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전국은행연합회와 각 금융업협회에 따르면 확정급여형(DB) 원리금보장상품을 1조원 이상 운용하는 17개 금융사의 3분기 수익률은 0.58∼0.73%에 그쳤다.

DB 원리금보장상품은 사전에 확정된 퇴직연금을 받는 방식으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한다.

17개 금융사의 수익률은 1분기 0.62∼0.75%에서 2분기 0.60∼0.76%로 떨어졌고, 3분기에는 더 낮아진 추세를 보였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1∼3분기 누적 1.80∼2.24%로, 4분기에 크게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금융사가 올해 2%대 수익률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7곳이 1조원 이상의 퇴직연금을 운용, 타 업종보다 적립금이 많은 편인 은행권에서 3분기의 수익률 하락이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이 통합 전 하나은행(0.60%)과 외환은행(0.60%) 운용분 수익률이 모두 0.60%대를 지키고, NH농협은행이 0.60%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5곳은 0.50%대로 내려갔다.

신한·우리·산업은행이 나란히 0.59%를 기록했고, 국민·기업은행이 0.58%에 머물렀다.

이들 은행은 모두 2분기까지 0.60∼0.63%의 수익률을 나타냈으나 3분기에는 0.60%대를 지키지 못했다.

증권업계와 손보업계가 상대적으로 3분기에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다.

2조2천924억원을 운용하는 미래에셋증권이 0.73%로 1분기(0.75%), 2분기(0.76%)에 이어 수익률 1위를 이어갔다.

5조9천200억원을 운용하는 HMC투자증권도 상대적으로 높은 0.6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운용액이 1조1천346억원인 롯데손보(0.73%), 1조6천784억원인 KB손보(0.72%)는 0.7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2조3천57억원을 운용한 삼성화재의 수익률은 0.60%였다.

생보업계를 보면, 전체 금융사 가운데 가장 운용액이 많은 삼성생명(14조9천314억원)은 3분기 0.64%의 수익률로 1·2분기(0.65%)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미래에셋생명이 0.73%로 높은 수익을 냈고,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0.66%를 기록했다.

한편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확정기여형(DC) 원리금보장상품을 1조원 이상 운용하는 금융사는 은행 5곳, 생보 1곳 등 5개사뿐이다.

신한·우리·국민·NH농협·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은 DC형 적립금 12조2천708억원을 운용해 3분기 0.56∼0.5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0.59∼0.62%의 수익률을 낸 것에 비하면 하락한 수치다.

1조1천362억원을 운용하는 삼성생명은 1분기(0.65%)와 2분기(0.61%)보다 저조한 0.5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