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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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수입차 등 고가 차량의 자차(자기차량손해담보) 보험료가 인상됨에 따라 보험주(株)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이번 인상으로 보험사의 손해율이 낮아지고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수입차 가입 비중이 비교적 높은 삼성화재가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8일 수입차와 일부 국산 고급차의 자차 보험료를 최대 15%까지 인상하는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책에는 경미한 사고에도 교체가 잦은 범퍼에 대한 수리 기준 마련과 사고 발생 시 고가 수입차를 같은 차종이 아닌 연비와 배기량이 비슷한 차량으로 렌트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자차 손해에 대한 미수선 수리비 지급제도는 폐지하기로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부 정책이 보험사의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료가 오르면 보험사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손해율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교통사고 등으로 피해자에게 지급한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 실적 개선 여지는 커지게 된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방안이 시행되면 내년부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고가 차량의 원수 보험료는 물적손해 1원당 0.75원으로 저가 차량(1.63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모두 수혜를 볼 것"이라며 "자동차 보험의 성장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동부화재의 목표주가를 7만1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현대해상은 3만8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올려잡았다. KB손해보험은 기존 3만4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삼성화재의 경우 타사 대비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38만원으로 올려잡았다.

그는 "모든 업계가 손해율 하락으로 혜택을 보겠지만 삼성화재는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차 비중이 가장 높아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이번 방안은 늦어도 내년 3월부터는 적용될 예정"이라며 "보험료 인상과 수리기준 마련 등으로 금융위는 보험사의 수익구조가 최소 2000억원 가량 개선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수선 수리비 지급 폐지는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수선 수리비 지급 폐지는 긍정적 변화이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책 대상인 자차 미수선 수리비보다 대물 담보 수리비가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차 고액 수리비의 주요 원인인 부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대체 부품 활성화와 같은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