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오른 LG생활건강…'차석용 매직'의 3대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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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0년새 37배…100만원 돌파
(1) 실패 없는 M&A 14건
인수 석달내 80% 정상화
(2) 사업구조 3대축 개편
생활용품·화장품·음료 균형
(3) 열린 기업문화
유연근무, 여임원비중 높아
(1) 실패 없는 M&A 14건
인수 석달내 80% 정상화
(2) 사업구조 3대축 개편
생활용품·화장품·음료 균형
(3) 열린 기업문화
유연근무, 여임원비중 높아
LG생활건강이 23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가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생활건강은 4만6000원(4.7%) 오른 102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회사들은 “올 3분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변수에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고, 당분간 악재도 없는 만큼 성장성도 밝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년 전인 2005년 초 2만7200원이던 주가를 37배 넘게 끌어올린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사진)의 경영능력도 주목받고 있다. 2005년 1월 차석용 대표이사 취임 이후 매출은 41분기째, 영업이익은 42분기째 증가(전년 동기 대비)했다.
전문가들은 ‘차석용 매직’의 비결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 수익구조를 다변화한 점을 첫손에 꼽는다. 2005년만 해도 LG생활건강의 사업은 생활용품(67.6%)과 화장품(32.4%)뿐이었다. 차 부회장은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다이아몬드샘물, 해태음료 등을 사들여 ‘생활용품·화장품·음료’가 3대 축을 이루는 사업구조를 이뤘다.
화장품에서도 경쟁력이 취약한 부문은 M&A로 보완했다. 색조화장품 전문업체인 바이올렛드림, 중저가 브랜드숍 더페이스샵, 코스메슈티컬(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 차앤박화장품 등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일본 긴자스테파니, 캐나다 후르츠앤패션 등을 인수해 신규 해외시장 진출의 길도 텄다. 그 결과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사업구조는 생활용품 32.1%, 화장품 41.8%, 음료 26.1%로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차 부회장이 ‘한국의 P&G’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취임 이후 총 14건의 M&A를 진행했지만 비싼 값을 주고 사 진퇴양난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차 부회장은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했을 때는 ‘5년 연속 적자인 회사를 왜 샀느냐’, 더페이스샵을 샀을 때는 ‘사모펀드가 단물 다 빼간 회사를 왜 샀느냐’고 말들이 많았지만 제가 책임지고 살린다는 생각으로 인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3~5년 안에 기존 브랜드 이상의 수익성을 낼 수 있는 회사를 적정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M&A의 철칙이라고 했다. 검토 단계부터 인수팀을 구성해 회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수 뒤 3개월 안에 미리 세워둔 정상화 과제의 80%를 이행함으로써 새 사업이 조기 정착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것이다. 당초 1조원대 ‘메가 딜’로 관심을 모았던 미국 엘리자베스아덴 등은 과감히 포기했다. 세계적인 유명 기업들이 합작사업을 제안했지만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과감히 거절한 사례도 적지 않다.
차 부회장은 1985년 미국 P&G에 입사해 한국P&G 사장(1999~2001년), 해태제과 사장(2001~2004년)을 거쳐 LG그룹에서 외부 인사로는 처음 부회장으로 승진(2012년)한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글로벌 기업에서의 근무 경험을 토대로 유연하고 열린 기업문화를 강조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회사만이 전부가 아니고 남편, 아내, 자식, 부모, 친구로서의 역할과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며 일과 사생활을 현명하게 양립해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취임 후 출퇴근 시간을 개인별로 조절하는 ‘유연근무제’를 일찌감치 도입했고, 임원 중 여성의 비중도 13%로 30대 기업 평균 여성 임원 비율(1.9%)의 여섯 배다. 2007년부터는 ‘CEO 메시지’를 분기마다 직접 작성해 화장실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경영 목표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주로 ‘양심’ ‘원칙’ ‘정도경영’ ‘창의성’ 등을 강조하는 내용인데, 현재까지 126건에 이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10년 전인 2005년 초 2만7200원이던 주가를 37배 넘게 끌어올린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사진)의 경영능력도 주목받고 있다. 2005년 1월 차석용 대표이사 취임 이후 매출은 41분기째, 영업이익은 42분기째 증가(전년 동기 대비)했다.
전문가들은 ‘차석용 매직’의 비결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 수익구조를 다변화한 점을 첫손에 꼽는다. 2005년만 해도 LG생활건강의 사업은 생활용품(67.6%)과 화장품(32.4%)뿐이었다. 차 부회장은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다이아몬드샘물, 해태음료 등을 사들여 ‘생활용품·화장품·음료’가 3대 축을 이루는 사업구조를 이뤘다.
화장품에서도 경쟁력이 취약한 부문은 M&A로 보완했다. 색조화장품 전문업체인 바이올렛드림, 중저가 브랜드숍 더페이스샵, 코스메슈티컬(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 차앤박화장품 등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일본 긴자스테파니, 캐나다 후르츠앤패션 등을 인수해 신규 해외시장 진출의 길도 텄다. 그 결과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사업구조는 생활용품 32.1%, 화장품 41.8%, 음료 26.1%로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차 부회장이 ‘한국의 P&G’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취임 이후 총 14건의 M&A를 진행했지만 비싼 값을 주고 사 진퇴양난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차 부회장은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했을 때는 ‘5년 연속 적자인 회사를 왜 샀느냐’, 더페이스샵을 샀을 때는 ‘사모펀드가 단물 다 빼간 회사를 왜 샀느냐’고 말들이 많았지만 제가 책임지고 살린다는 생각으로 인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3~5년 안에 기존 브랜드 이상의 수익성을 낼 수 있는 회사를 적정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M&A의 철칙이라고 했다. 검토 단계부터 인수팀을 구성해 회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수 뒤 3개월 안에 미리 세워둔 정상화 과제의 80%를 이행함으로써 새 사업이 조기 정착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것이다. 당초 1조원대 ‘메가 딜’로 관심을 모았던 미국 엘리자베스아덴 등은 과감히 포기했다. 세계적인 유명 기업들이 합작사업을 제안했지만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과감히 거절한 사례도 적지 않다.
차 부회장은 1985년 미국 P&G에 입사해 한국P&G 사장(1999~2001년), 해태제과 사장(2001~2004년)을 거쳐 LG그룹에서 외부 인사로는 처음 부회장으로 승진(2012년)한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글로벌 기업에서의 근무 경험을 토대로 유연하고 열린 기업문화를 강조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회사만이 전부가 아니고 남편, 아내, 자식, 부모, 친구로서의 역할과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며 일과 사생활을 현명하게 양립해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취임 후 출퇴근 시간을 개인별로 조절하는 ‘유연근무제’를 일찌감치 도입했고, 임원 중 여성의 비중도 13%로 30대 기업 평균 여성 임원 비율(1.9%)의 여섯 배다. 2007년부터는 ‘CEO 메시지’를 분기마다 직접 작성해 화장실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경영 목표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주로 ‘양심’ ‘원칙’ ‘정도경영’ ‘창의성’ 등을 강조하는 내용인데, 현재까지 126건에 이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