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광폭행보'…3개월 새 2개사 인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광폭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공격적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로 그룹의 면모를 바꾸고 있다.

최 회장은 올 8월 특별사면된 뒤 두 건의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SK(주)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OCI가 보유한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업체인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달 초에는 1조원 규모의 CJ헬로비전 인수도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 취득 후 종속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시켜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최 회장은 복귀 열흘 만인 8월25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의 M14 생산라인 준공식에 참석해 46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주)는 최근 원료 의약품 생산·판매 회사인 SK 바이오텍의 700억원 증설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해외 출장도 알려진 것만 세 차례 다녀왔다. 이는 모두 복귀 후 100일이내에 일어났다.

지난해 업황 부진과 신성장동력 부재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총수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던 SK는 올 들어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이 2년7개월간의 경영공백을 메우고, 3대 핵심 성장사업(에너지, 통신, 반도체)을 키우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