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국회의사당에서 거행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 참석 여부를 놓고 청와대가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박 대통령이 7박10일간의 장기 해외순방에 따른 과로와 감기 증세가 겹쳐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좀 써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통상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때 기내에서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건네왔지만 지난 23일 귀국 때는 그러지 않았다.

청와대 참모들이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참석 여부를 고민할 정도로 박 대통령의 건강 회복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5일로 예정된 파리 UN기후변화협약 총회와 체코 방문 일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야외 영결식에서 1시간 이상 머무르면 건강이 더 악화돼 해외순방에 차질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역대로 현직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서거 때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영결식에 참석해왔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국회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통령은 조문 이틀 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도 참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