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 감독의 상장 출사표…"덱스터, 한국의 디즈니로 키울 것"
“상장을 계기로 ‘한국의 디즈니’와 같은 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다음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시각특수효과(VFX) 업체 덱스터의 김용화 대표(사진)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교한 시각효과 기술로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할리우드 업체들을 제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각각 600만명, 8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가대표’와 ‘미녀는 괴로워’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이다. VFX분야에서 토종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11년 말 덱스터를 설립했다. 그는 “‘아이언맨’이나 ‘어벤져스’처럼 화려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하고 싶었지만 국내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할리우드 특수효과 업체들을 제쳐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업력은 짧지만 집중적인 연구개발(R&D) 덕분에 덱스터는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크리처(creature·영화 속 가상 생명체)를 털 하나까지 실감나게 표현하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게 VFX의 핵심 기술”이라며 “동물의 털, 바다, 디지털 휴먼(가상 인류) 등을 정교하게 구현하는 자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해 2013년 아시아 최초로 영화 전체에 3차원(3D) 시각 효과를 적용한 영화 ‘미스터고 3D’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가 노리는 시장은 중국이다. ‘몽키킹:손오공의 탄생’ ‘지취위호산’ ‘구층요탑’ 등 중국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에 덱스터 기술이 적용됐다.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 완다그룹과 대형 사모펀드(PEF) 레전드로부터 1000만달러씩 투자도 받았다. 김 대표는 “할리우드 업체에 뒤지지 않는 기술에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며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할리우드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회사 실적도 성장하는 추세다. 2013년 매출 136억원, 영업이익 1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각각 187억원, 4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270억~300억원의 매출에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1년치 이상의 물량을 선주문 받은 상태여서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덱스터는 지난 8월 한국거래소의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으며 다음달 14~15일 일반 청약을 거쳐 연내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가는 1만1000~1만4000원이다. NH투자증권이 상장주관사를 맡았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