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꼴뚜기'들…아궁이에 6억 돈다발 숨기고 회삿돈 빼돌려 80억 주택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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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자 정서' 부추기는 악질 세금체납자 2226명
국세청, 홈피에 명단 공개
국세청, 홈피에 명단 공개
5억원 이상의 국세를 1년 이상 체납한 개인 1526명과 법인 700곳의 명단이 국세청 홈페이지와 전국 세무서 게시판에 25일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상습 체납자 2226명(법인 700곳 포함)의 체납액은 3조7832억원에 달했다.
악성 체납자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국세청의 추적을 피해 재산을 은닉하다 덜미를 잡혔다. 양도소득세 등 9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서모씨는 재산을 부인 명의의 전원주택 아궁이에 숨겨놓았다가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관에게 적발됐다. 가마솥 아래 아궁이에서 나온 검은 가죽가방에는 5만원권 등 현금 5억원과 100달러짜리 미국 달러화 1000여장 등 6억원에 달하는 지폐 뭉치가 들어있었다.
소득세 등 수백억원을 체납한 채 서울 성북동의 저택에서 호화생활을 하던 중개업체 대표 이모씨도 거액의 재산을 은닉했다가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씨가 미국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 회사에서 빼돌린 돈으로 주택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한 뒤 주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놓고 현장을 덮쳤다. 시가 80억원에 달하는 이 저택에서는 고급 와인 1200여병과 명품 가방 30개, 그림 두 점, 골프채 두 세트, 거북선 모양으로 된 금장식 등이 발견돼 압류·봉인 조치됐다. 국세청은 부가가치세 43억원을 체납하고 그린피를 현금으로 받아 체납 처분을 회피하던 전북의 한 골프장을 조사해 클럽하우스 사무실에서 2억원을 압류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매년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고액 상습 체납자 수와 체납액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적발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아 체납 세금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 1178억원이던 체납자의 세금 납부액은 올해 1026억원으로 작년보다 12.9% 감소했다.
방산 비리로 구속 기소된 방위산업체 블루니어의 전 대표 박기성 씨(54)는 법인세 등 276억원을 체납해 개인 가운데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공군 하사관 출신인 박 전 대표는 실제 수입하거나 구입하지 않은 부품으로 공군 주력 전투기를 정비한 것처럼 꾸며 2006~2011년 총 243억원의 정비 예산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다.
조세포탈 혐의로도 기소된 박 전 대표는 이달 초 징역 2년6월에 벌금 47억원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신성엽 씨(49)와 대동인삼 영농조합법인 전 대표 김용태 씨(48)는 부가가치세 등을 각각 225억원과 219억원 체납했다.
법인 가운데는 씨앤에이취케미칼(대표 박수목)이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세 가지 세목에서 490억원을 체납해 1위에 올랐다.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을 맡았던 파이시티와 파이랜드도 총 313억원을 체납해 이번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파이시티는 종합부동산세 등 182억원, 파이랜드는 131억원을 체납했다. 파이시티는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9만6000㎡ 부지에 3조원을 들여 오피스빌딩과 쇼핑몰, 물류시설 등 복합유통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실세가 연루된 인허가 청탁 비리가 드러나는 등 여러 스캔들에 휩싸인 끝에 결국 좌초했다.
세종=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악성 체납자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국세청의 추적을 피해 재산을 은닉하다 덜미를 잡혔다. 양도소득세 등 9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서모씨는 재산을 부인 명의의 전원주택 아궁이에 숨겨놓았다가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관에게 적발됐다. 가마솥 아래 아궁이에서 나온 검은 가죽가방에는 5만원권 등 현금 5억원과 100달러짜리 미국 달러화 1000여장 등 6억원에 달하는 지폐 뭉치가 들어있었다.
소득세 등 수백억원을 체납한 채 서울 성북동의 저택에서 호화생활을 하던 중개업체 대표 이모씨도 거액의 재산을 은닉했다가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씨가 미국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 회사에서 빼돌린 돈으로 주택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한 뒤 주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놓고 현장을 덮쳤다. 시가 80억원에 달하는 이 저택에서는 고급 와인 1200여병과 명품 가방 30개, 그림 두 점, 골프채 두 세트, 거북선 모양으로 된 금장식 등이 발견돼 압류·봉인 조치됐다. 국세청은 부가가치세 43억원을 체납하고 그린피를 현금으로 받아 체납 처분을 회피하던 전북의 한 골프장을 조사해 클럽하우스 사무실에서 2억원을 압류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매년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고액 상습 체납자 수와 체납액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적발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아 체납 세금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 1178억원이던 체납자의 세금 납부액은 올해 1026억원으로 작년보다 12.9% 감소했다.
방산 비리로 구속 기소된 방위산업체 블루니어의 전 대표 박기성 씨(54)는 법인세 등 276억원을 체납해 개인 가운데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공군 하사관 출신인 박 전 대표는 실제 수입하거나 구입하지 않은 부품으로 공군 주력 전투기를 정비한 것처럼 꾸며 2006~2011년 총 243억원의 정비 예산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다.
조세포탈 혐의로도 기소된 박 전 대표는 이달 초 징역 2년6월에 벌금 47억원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신성엽 씨(49)와 대동인삼 영농조합법인 전 대표 김용태 씨(48)는 부가가치세 등을 각각 225억원과 219억원 체납했다.
법인 가운데는 씨앤에이취케미칼(대표 박수목)이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세 가지 세목에서 490억원을 체납해 1위에 올랐다.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을 맡았던 파이시티와 파이랜드도 총 313억원을 체납해 이번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파이시티는 종합부동산세 등 182억원, 파이랜드는 131억원을 체납했다. 파이시티는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9만6000㎡ 부지에 3조원을 들여 오피스빌딩과 쇼핑몰, 물류시설 등 복합유통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실세가 연루된 인허가 청탁 비리가 드러나는 등 여러 스캔들에 휩싸인 끝에 결국 좌초했다.
세종=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