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영상물등급위원장 “저연령층 대상의 영화 등급 분류 세분화 검토”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에 대해 해외에서는 저연령층에 대한 등급 분류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동일한 장면이라해도 각 연령에 따라 유해성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연령 등급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경숙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54)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15 국제 영화등급분류 포럼’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5 국제 영화등급분류 포럼’에서는 독일과 캐나다 등의 등급분류 관계자들이 ‘세계 영화등급분류 쟁점과 청소년 보호’를 주제로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전체관람가(G),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청소년관람불가, 제한상영가 등 총 5개 등급으로 영화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중 전체관람가 등급을 0세부터 만 11세까지로 단일 카테고리로 묶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G와 PG(부모의 관람지도), 독일에서는 0세 이상과 6세 이상으로 2등분하고 있습니다.”

가령 할리우드 영화 ‘빅 히어로’‘박물관이 살아있다’가 한국에서는 전체 관람가 등급을 받았지만, 독일에서는 6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돼 6세 미만 아동은 볼 수 없었다. ‘해리포터’는 한국에서는 전체 관람가였지만 미국에서는 13세 이상 관람가였다.

보호자 동반 관람가 등급의 경우 한국이 외국에 비해 관대합니다. 국내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까지도 보호자를 동반하면 어린 학생들이 관람할 수 있지만, 독일에서는 12세 관람가까지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명량’과 ‘암살’ 이 한국에서는 15세 관람가였지만 독일에서는 폭력성 묘사 등의 이유로 16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 이 경우 16세 미만은 보호자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관람불가다.

“한국이 등급을 세분화하려면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영화 및 비디오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첫 걸음을 떼는 셈입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