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더딘 소비회복 속도…개인소득 0.4%, 내구재주문 3.0% 증가
'다른 지표 양호하면 금리인상론 힘 실릴수도' 평가


미국의 월간 가계 소비지출이 지난달에도 더딘 증가 속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개인소비지출(PCE)이 한 달 전보다 0.1% 증가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0.2∼0.3%의 PCE 증가율을 기대했다.

월간 PCE 증가율은 지난 5월 0.9%를 기록하며 소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했지만, 지난 6월부터 8월 사이에는 매월 0.3%의 증가율에 머물렀다가 지난 9월에는 0.1%로 더 낮아졌다.

지난 10월 PCE 물가지수의 전년 같은 달보다 상승폭은 0.2%, 음식료와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핵심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1.3%였다.

이들 두 지표 모두 지난 9월의 값과 동일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주요 물가지표로 간주하는 핵심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들어 계속 1.3%를 유지하며 물가 목표치인 2%에 좀처럼 접근하지 않고 있다.

당초 1.2%였던 지난 7월 핵심 PCE 물가지수 전년 같은 달보다 상승률은 1.3%로 수정 발표됐다.

전체 개인소득의 지난 10월 증가율은 0.4%로 다시 높아졌다.

지난 9월의 개인소득 증가율은 0.1%에서 0.2%로 수정됐다.

특히 지난 10월 임금소득은 0.6% 증가하며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소비는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1% 성장하기 위한 가장 큰 동력이었다.

다만, 지난 10월 개인저축률은 5.6%로 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상무부가 이날 함께 발표한 지난 10월 내구재 주문은 3.0% 증가하며 지난 8월과 9월에 보였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내구재는 기업에서 3년 이상의 사용 연한을 가진 자재나 설비를 뜻하고, 내구재주문 동향은 산업생산이나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고용 관련 지표를 비롯한 다른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느리지만 꾸준한 '거북이 걸음' 형태의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는데 비해 소비지표만큼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11월 고용동향을 비롯한 앞으로 발표될 다른 경제지표들이 양호하다면, 지난 10월의 임금소득 증가율은 앞으로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할 근거, 즉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