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배우 찾는 데 5년…13명 모두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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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연 '오케피' 연출·주연 맡아 뮤지컬 복귀
"화려한 뮤지컬 무대에 가려진
오케스트라 피트에서의 소동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다뤘죠"
"화려한 뮤지컬 무대에 가려진
오케스트라 피트에서의 소동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다뤘죠"
“이런 말 아시죠. 백조는 우아하게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정신없이 발을 움직인다고요. 이 어두운 곳에서, 오케피! 뜨거운 박수에 극장이 흔들려도, 우리는 퇴근 시간만 기다려. 그것이 오케피!”
지난 25일 오후 서울 예장동 서울문화재단 남산창작센터 연습실. 다음달 18일부터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오케피’ 연습이 한창이었다. 지휘자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45)이 극을 여는 첫 곡 ‘오케피’를 불렀다. 계단식 무대에서 그를 포함한 오케스트라 단원 13명이 멋진 하모니를 이뤄냈다. 무대 뒤편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속마음을 담은 곡이었다. 작품 시연이 끝나자 소소하고 일상적인 에피소드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 코믹함을 갖춘 가사에 박수가 쏟아졌다.
영화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1000만 배우’ 반열에 오른 배우 황정민이 5년간 준비한 국내 초연작 ‘오케피’로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다. 2012년 스티븐 손드하임의 ‘어쌔신’ 이후 3년 만이다. 주연뿐 아니라 연출도 맡는다. 이 작품은 웅장하고 화려한 뮤지컬 무대 아래 가려진 ‘오케피(오케스트라 피트의 줄임말)’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스타 극작가 미타니 고키의 작품이다.
“2008년 연극 ‘웃음의 대학’에 출연했을 때였어요. 작품이 너무 좋아 미타니 팬이 됐죠. 그때 미타니가 제작한 뮤지컬이 한 편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DVD를 구해 봤습니다.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무대에 올려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당시 국내에선 ‘브로드웨이 14번가’ 같은 화려하고 웅장한 ‘쇼 뮤지컬’이 대세였다. 황정민은 “오케피는 굉장히 연극적이면서도 뮤지컬만의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관객에게 이런 뮤지컬도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엔 현실적인 내용으로 웃음을 주고, 끝날 때쯤엔 잔잔한 감동을 안기는 미타니의 장기가 그대로 녹아 있다. ‘그들은 각각의 문제를 안고 연주한다’ ‘뮤지션의 굳은살에 대한 고찰’ ‘우리는 원숭이가 아니야’ 등의 곡에 소소한 일상에 대한 고찰을 담아냈다. ‘망해버려 뮤지컬’이라는 곡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 뮤지컬 팬이라면 단번에 알아채고 웃을 만한 요소를 심어놨다.
작품에 등장하는 오케스트라 단원 13명은 모두 독특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지휘자 역은 황정민과 오만석이 번갈아 맡고, 송영창이 피아노, 박혜나가 바이올린, 윤공주·린아가 하프, 서범석이 오보에, 정상훈이 색소폰 연주자로 출연한다. 황정민은 “다른 작품에선 다 주인공을 하는 사람들이라 한 사람 한 사람 캐스팅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가 한꺼번에 나오는 영화 ‘오션스 일레븐’처럼 역할에 최적화된 인물을 캐스팅해 그 사람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역할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 역할은 저 배우가 하면 어떨까’ 저울질하며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공연을 보러 다녔죠. 송영창 선배에겐 4년 전부터 꼭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물밑 작업을 했고요.”
황정민은 뮤지컬 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1996년 극단 학전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다. 연출은 2012년 ‘어쌔신’에 이어 두 번째다. 연출가로서 그는 어떤 모습일까. 송영창은 “배우의 감성을 잘 알고 이해해 주는 연출”이라고 평가했다. 오만석은 “치밀하고 완벽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배우로서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황정민은 ‘오케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출연 배우 13명이 모두 주연인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입니다. 원작보다 뮤지컬 요소를 더 추가했고, 주인공 이름도 모두 한국 이름으로 바꾸는 등 최대한 한국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지난 25일 오후 서울 예장동 서울문화재단 남산창작센터 연습실. 다음달 18일부터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오케피’ 연습이 한창이었다. 지휘자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45)이 극을 여는 첫 곡 ‘오케피’를 불렀다. 계단식 무대에서 그를 포함한 오케스트라 단원 13명이 멋진 하모니를 이뤄냈다. 무대 뒤편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속마음을 담은 곡이었다. 작품 시연이 끝나자 소소하고 일상적인 에피소드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 코믹함을 갖춘 가사에 박수가 쏟아졌다.
영화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1000만 배우’ 반열에 오른 배우 황정민이 5년간 준비한 국내 초연작 ‘오케피’로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다. 2012년 스티븐 손드하임의 ‘어쌔신’ 이후 3년 만이다. 주연뿐 아니라 연출도 맡는다. 이 작품은 웅장하고 화려한 뮤지컬 무대 아래 가려진 ‘오케피(오케스트라 피트의 줄임말)’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스타 극작가 미타니 고키의 작품이다.
“2008년 연극 ‘웃음의 대학’에 출연했을 때였어요. 작품이 너무 좋아 미타니 팬이 됐죠. 그때 미타니가 제작한 뮤지컬이 한 편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DVD를 구해 봤습니다.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무대에 올려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당시 국내에선 ‘브로드웨이 14번가’ 같은 화려하고 웅장한 ‘쇼 뮤지컬’이 대세였다. 황정민은 “오케피는 굉장히 연극적이면서도 뮤지컬만의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관객에게 이런 뮤지컬도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엔 현실적인 내용으로 웃음을 주고, 끝날 때쯤엔 잔잔한 감동을 안기는 미타니의 장기가 그대로 녹아 있다. ‘그들은 각각의 문제를 안고 연주한다’ ‘뮤지션의 굳은살에 대한 고찰’ ‘우리는 원숭이가 아니야’ 등의 곡에 소소한 일상에 대한 고찰을 담아냈다. ‘망해버려 뮤지컬’이라는 곡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 뮤지컬 팬이라면 단번에 알아채고 웃을 만한 요소를 심어놨다.
작품에 등장하는 오케스트라 단원 13명은 모두 독특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지휘자 역은 황정민과 오만석이 번갈아 맡고, 송영창이 피아노, 박혜나가 바이올린, 윤공주·린아가 하프, 서범석이 오보에, 정상훈이 색소폰 연주자로 출연한다. 황정민은 “다른 작품에선 다 주인공을 하는 사람들이라 한 사람 한 사람 캐스팅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가 한꺼번에 나오는 영화 ‘오션스 일레븐’처럼 역할에 최적화된 인물을 캐스팅해 그 사람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역할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 역할은 저 배우가 하면 어떨까’ 저울질하며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공연을 보러 다녔죠. 송영창 선배에겐 4년 전부터 꼭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물밑 작업을 했고요.”
황정민은 뮤지컬 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1996년 극단 학전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다. 연출은 2012년 ‘어쌔신’에 이어 두 번째다. 연출가로서 그는 어떤 모습일까. 송영창은 “배우의 감성을 잘 알고 이해해 주는 연출”이라고 평가했다. 오만석은 “치밀하고 완벽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배우로서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황정민은 ‘오케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출연 배우 13명이 모두 주연인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입니다. 원작보다 뮤지컬 요소를 더 추가했고, 주인공 이름도 모두 한국 이름으로 바꾸는 등 최대한 한국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