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벤처기업)을 발굴하자.”

국내 1위 모바일게임업체 컴투스를 창업한 박지영 전 대표, 동영상 검색업체 엔써즈 창업자인 김길연 전 대표, 모바일 메신저 틱톡을 개발해 SK텔레콤에 매각한 김창하 전 매드스마트 대표 등이 뭉쳤다. 인터넷업체 네오위즈 공동창업자로 ‘벤처 큰손’인 장병규 전 본엔젤스파트너스 대표와 손잡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발굴에 나선 것.

스타트업 전문 벤처캐피털인 본엔젤스는 26일 ‘페이스메이커펀드2’ 결성과 함께 강석흔·송인애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박지영 전 대표, 김길연 전 대표, 김창하 전 대표를 비롯 전태연 전 씽크리얼즈 이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빙글’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마크 테토를 파트너로 영입했다.

장 전 대표는 대표 직함을 내려놓고 투자 활동에 집중하기로 했다. 장 전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장 전 대표는 2006년 첫눈을 NHN(현 네이버)에 350억원에 매각한 뒤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강석흔·송인애 이사가 합류하면서 본엔젤스 엔젤투자팀을 꾸린 뒤 2010년 법인을 설립했다.

KT가 인수한 엔써즈, 네이버가 인수한 미투데이와 윙버스 등이 장 전 대표가 발굴한 스타트업이다. 카카오가 인수한 씽크리얼즈, SK플래닛에 인수된 매드스마트를 비롯해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 잡플래닛, 비트패킹컴퍼니, 데일리호텔 등도 본엔젤스가 찾은 보석이다.

장 전 대표가 스타 창업자들을 파트너로 끌어모은 것은 창업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키우려는 포석에서다. 파트너로 합류한 김길연 전 대표, 김창하 전 대표, 전태연 전 이사는 본엔젤스의 초기 투자를 받고 회사를 키운 인연이 있다. 2년 전 컴투스를 게임빌에 매각한 뒤 최근 벤처투자자로 변신한 박 전 대표도 “벤처 생태계를 위해 좋은 일을 하자”는 장 전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들은 자금 투자뿐 아니라 창업 경험을 전수하는 멘토로서 기업을 키우고 경영자문을 통해 사업실패 확률을 줄여주는 조력자로 활동하겠다는 각오다. 김길연 전 대표는 “단순히 초기 자금 투자자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벤처기업 경영 경험을 전해 스타트업의 실패 확률을 줄이는 멘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본엔젤스는 305억원 규모인 ‘페이스메이커펀드2’의 스타트업 투자를 다음달부터 시작한다. 2013년 결성된 1호 펀드에 투자한 김정주 NXC 대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등 개인투자자와 네이버 등 기업이 2호 펀드에도 출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