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할인항공권.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제공
대한항공의 할인항공권.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제공
[ 안혜원 기자 ] 항공사들이 비수기인 동계 시즌을 맞아 항공권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저가 공세에 맞서 대형항공사들도 항공권 할인 경쟁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항공권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넓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90개 노선 할인, 아시아나 제주행은 최대 65% 저렴

29일 대한항공 홈페이지를 보면 약 90개 도시의 국제선 항공권이 할인 판매중이다. 왕복 항공권 운임 기준으로 인천~방콕 노선은 51만600원부터, 인천~세부는 42만8000원부터, 인천~홍콩은 33만2600원부터 각각 판매하고 있다. 기간은 노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1월부터 3월까지 동계 시즌에 집중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일부터 13일까지 출발하는 제주 항공권을 할인 판매 중이다. 최대 65%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왕복 항공권 운임 기준 김포~제주 노선은 6만2100원부터, 부산~제주 노선은 5만5100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비즈니스석도 가격 할인 상품으로 내놨다. 지난 9월부터 여객기 A380을 이용해 인천에서 방콕, 홍콩으로 향하는 여행객이 추가 운임(10만~30만 원)을 지불하면 일반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승급해주고 있다. 편도 기준으로 인천~홍콩 노선 한국 출발 항공권은 10만~20만 원, 인천~방콕 노선의 한국 출발편은 10만~30만 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퍼스트나 비즈니스 등 프리미엄 좌석은 비싼 가격 탓에 수요가 적다"면서 "비즈니스석을 비운 채로 운항하기 보단 할인 등을 통해 좌석을 채우는 편이 손실이 적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홍콩행은 21만3000원, 에어부산은 내년 1월 75% 할인 계획

저비용항공사의 할인 경쟁도 치열하다. 제주항공은 설 연휴 기간을 제외한 2월 한 달간 이용할 수 있는 국내·국제선 항공권을 할인가에 판매하고 있다. 왕복 기준으로 인천~방콕 노선은 31만3000원부터, 인천~세부는 28만8000원부터, 인천~홍콩은 21만3000원부터 각각 판매된다. 구매기간은 지난 19일부터 30일까지다.

국내선은 왕복 기준 김포~제주 4만1400원부터, 부산~제주 3만9400원부터 구매 가능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연휴 기간에는 승객이 많이 몰리지만 연휴 전후에는 상대적으로 항공권 판매율이 낮아 빈 좌석이 생기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인율이 높아 성수기에 비해 이익이 많진 않다"면서도 "할인은 편 당 몇 좌석에 한정되기 때문에 타격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할인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에어부산은 내년 1월에 5일간 최대 75% 할인율이
적용되는 항공권 특가 행사를 계획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항공업계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유류할증료 수입 감소 탓에 실적이 좋지 않았다"면서 "실적 만회를 위해 LCC를 중심으로 동계 기간을 겨냥한 항공권 특가 행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