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경영하는 산하에는 대졸 직원 채용에 대한 암묵적인 원칙이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 졸업자는 뽑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을 뽑아도 얼마 근무하지 않고 나가는 것을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른 중소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해 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보고서를 내놨다. 결론은 “낮은 보상 수준 때문에 중소기업 취업을 꺼린다”는 것이었다. 당장 취업해서 받을 수 있는 임금은 물론, 미래에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보상 수준도 낮다는 얘기다. 취업선호도는 공기업(26.4%), 대기업(25.5%), 공무원(24.4%)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8.6%에 불과했다.
취업희망 업종은 비제조업이 45.1%인데 비해 제조업은 10%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 10명 중 6명은 청년 취업난의 원인으로 ‘청년과 기업의 보상 눈높이가 안 맞아서’라고 답했다. 일자리가 부족해서라는 응답은 21.6%에 불과했다.

일부에서는 좋은 대학 출신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중견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과거 서울의 유명 대학 출신을 뽑아봤는데 대부분 1년을 못 넘기고 나갔다”며 “지금은 원서가 들어와도 뽑는데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견기업도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상담을 해보면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돼서 못 다니겠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