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대한민국 Y세대를 위하여
최근 신문지상에 ‘3포 세대’란 말이 자주 눈에 띄더니 요즘엔 ‘7포 세대’란 말까지 나왔다. 3포 세대는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젊은이를 말하고, 7포는 거기에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 꿈과 희망 네 가지를 덧붙인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 젊은이들에게 포기란 단어를 무조건 덧씌우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 1980년대~2000년대 초에 태어난 지금의 10~30대는 흔히 ‘X세대’ 다음에 태어났다 해서 ‘Y세대’라 불린다.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는 Y세대를 ‘디지털 원주민’이라 부른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디지털 언어로 사고하고 소통하며 창조하는 세대란 의미다.

이들은 이전 세대의 모든 통념을 뛰어넘는다. 정보통신에 익숙하고,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을 중요시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항상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즐겁게 나눈다.

어릴 때부터 글로벌 뉴스는 물론 블로그와 동영상을 통한 이른바 ‘1인 미디어’의 영향을 받아 사회에 관심이 많다. 스스로 세계를 상대로 하는 블로거가 되기도 한다. 결혼과 직장, 자아실현에 대한 관점도 기성세대와 다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고 평생 직업에 대한 확신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다.

Y세대에겐 실력을 펼칠 수 있는 넓은 세계와 시장, 환경이 열려 있다. 다행히 한국의 정보기술(IT)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들이 미래 한국을 책임질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선 기성세대가 인위적으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각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

필자가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취임한 뒤 적십자사의 ‘RCY(Red Cross Youth, 청소년 적십자)’ 활동을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 인도주의를 가진 글로벌 리더로 도약시키는 과정으로 키우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로벌 시민의식으로 무장된 우리 Y세대가 세계 시장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사업도 하고 자기의 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180여개국에 흩어져 있는 한국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가 우리의 확장된 영토’임을 깨달아야 한다. 21세기 인터넷 혁명 시대엔 가상세계를 통해 ‘나’와 ‘글로벌’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성주 < 대한적십자사 총재 kimsungjoo@redcross.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