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 젊어진 삼성…사장 승진 6명 중 4명이 1960년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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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속 변화' 택한 이재용
스마트폰 총괄 고동진·바이오 고한승 사장 등
'미래먹거리 발굴' 전문가들 전진배치 시켜
기존 CEO들 대부분 유임 속 '젊은피' 수혈
스마트폰 총괄 고동진·바이오 고한승 사장 등
'미래먹거리 발굴' 전문가들 전진배치 시켜
기존 CEO들 대부분 유임 속 '젊은피' 수혈
![삼성은 1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사장 승진자는 6명으로 예상보다 적었다. 미래 사업에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는 평가가 많다. 사장단 인사가 있었던 삼성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512/AA.10936188.1.jpg)
◆기존 사장들 대부분 유임
삼성은 작년 고작 세 명만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었다.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경황이 없던 탓이 컸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뚜껑을 열어 보니 달랐다. 대부분 계열사 CEO를 유임했다. 삼성전자도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체제가 그대로 이어졌다. 이들은 겸직으로 맡고 있던 사업부장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줬다. 대신 각각 DS(부품) CE(가전) IM(IT·모바일)부문장을 맡으며 사업의 큰 구도를 그리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후선으로 물러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이들은 여전히 사업부를 관장하며 연륜과 경험을 살려 큰 그림을 그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사장단 인사] 젊어진 삼성…사장 승진 6명 중 4명이 1960년대생](https://img.hankyung.com/photo/201512/AA.10937619.1.jpg)
미래전략실도 ‘최지성 실장(부회장)-장충기 차장(사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축소설이 돌았지만 오히려 성열우 법무팀장과 정현호 인사지원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무게감이 커진 분위기다. 경영권 승계와 그룹 사업 재편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미래전략실의 위상도 한동안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삼성생명과 화재, 카드, 증권, 자산운용 등 5개 금융계열사 사장도 그대로 남았다. 1조원 이상의 영업적자에 시달리는 삼성중공업의 박대영 사장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박중흠 사장도 연임했다. 삼성 관계자는 “사업 구조조정 등 기존 사장단이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며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건설, 금융, 중공업 계열사들은 올해 큰 폭의 인력 구조조정을 했음에도 정작 사장들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신사업 중심 신임 사장 발굴
그렇다고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 사장 승진자는 6명이었다. 예년의 7~8명보다는 적지만 작년(세 명)보다는 많았다. 이 중 네 명이 1960년대생이었다. 올해 52세로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삼성 사장단에서 가장 젊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삼성이 키우고 있는 바이오 사업을 이끄는 사람이다.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도 면세점이라는 새 먹거리를 찾은 공을 인정받았다. 원천기술 개발과 미래 먹거리를 맡고 있는 종합기술원에서도 정칠희 부원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어줬다. 최근 종합기술원의 전반적인 규모는 줄였지만, 인원을 현업으로 배치해 미래 기술개발과 공정의 시너지를 노린 것일 뿐 종합기술원의 역할을 축소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위기에 처한 패션사업에서는 이서현 사장이 직접 경영에 나선다. 이 사장은 겸임하던 제일기획 사장 자리까지 포기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이번 인사는 위기 극복과 미래 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중국의 추격이라는 ‘이중 악재’를 맞은 삼성이 미래 사업 개발을 위한 인사를 했다는 평가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대표이사들이 사업부장 자리를 내려 놓은 것도 결국 회사의 미래를 그리는 데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장 승진 인사도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을 이른 시일 내에 키우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