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창원 양덕점 1층에 자리잡은 카페형 원예 매장 페이지 그린. 이곳에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쉴 수 있다.
롯데마트 창원 양덕점 1층에 자리잡은 카페형 원예 매장 페이지 그린. 이곳에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쉴 수 있다.
2일 경남 창원시에 자리잡은 롯데마트 양덕점. 1층 잡화 편집숍 ‘잇스트리트’ 매장에 들어서자 3m 높이의 긴 진열대가 첫눈에 들어왔다. 기존 롯데마트 매장의 진열대보다 높이가 30%가량 높다. 서현선 롯데마트 VMD전략부문장(상무)은 “진열대 높이를 종전보다 최대 60㎝ 높였다”며 “상품 진열 면적이 평균 30% 이상 늘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의 '체험형 마트' 실험
3일 개장하는 롯데마트 양덕점에 유통업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상품 진열 방식과 동선 등을 확 바꾼 새로운 개념의 대형마트여서다. 기존 할인점이 저렴한 가격(1세대), 자체 상표(PB) 상품(2세대)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양덕점은 새로운 경험 제공에 집중한 ‘3세대 점포’라는 게 롯데마트 측 설명이다.

양덕점은 특정 상품군을 한 자리에서 체험하고 비교한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카페형 원예·서적 매장 ‘페이지 그린’에서 달라진 콘셉트를 잘 알 수 있다. 페이지 그린은 힐링을 주제로 한 카페형 매장이다. 음악을 들으며 꽃을 고를 수 있고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며 쉴 수도 있다. 거실 침실 주방 등 용도별 집안 꾸밈용품을 한데 모은 홈퍼니싱 매장 ‘룸바이홈’과 나이키 등 브랜드 신발을 판매하는 슈즈 전문숍 ‘에스마켓’도 양덕점이 첫 시도했다. 프리미엄 건강브랜드 매장 ‘해빗’과 자동차용품 매장 ‘모터맥스’, 잇스트리트 등도 주목받고 있다. 김태훈 양덕점 점장은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상품 진열의 무게중심을 공급자에서 소비자에게로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핑동선에도 큰 변화를 시도했다. 쇼핑 이동을 한 방향으로 정하고, 동선 수는 일반적인 마트의 절반으로 줄였다. 대신 이동통로의 폭이 3.5m에서 5m로 넓어졌다. 종전 동선이 쇼핑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판단에서다.

진열대 높이는 25%까지 높였다. 벽면 진열대는 2.4m에서 3m로, 중앙 진열대는 1.8m에서 2.1m로 높아졌다. 김 점장은 “특화매장을 통해 원하는 상품군 위치를 파악한 후 넓어진 진열대에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 양덕점이 이처럼 차별화를 선언한 이유는 온라인쇼핑 채널의 급성장 등에 따라 대형마트의 경쟁우위가 갈수록 희석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채널에서 경험할 수 없는 친환경 건강 휴식 개성 등의 가치체험을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대형마트 부활의 돌파구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닌, ‘고객이 기대하는 새로운 생활’을 오감(五感)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없는 새로운 공간 창조 실험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