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오른쪽 발목을 절단한 김정원 하사가 2일 건강한 모습으로 서울중앙보훈병원에서 퇴원하던 도중 점프를 하고 있다.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김 하사는 취재진이 걷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요청하자 직접 점프까지 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오른쪽 발목을 절단한 김정원 하사가 2일 건강한 모습으로 서울중앙보훈병원에서 퇴원하던 도중 점프를 하고 있다.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김 하사는 취재진이 걷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요청하자 직접 점프까지 했다. 연합뉴스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한쪽 다리를 크게 다친 김정원 하사(23)가 2일 서울중앙보훈병원에서 의료진의 박수를 받으며 두 발로 성큼성큼 걸어 퇴원했다. 김 하사는 지난 8월4일 오른쪽 발목을 절단한 뒤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0월7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산하 중앙보훈병원으로 옮겨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발목을 잃은 뒤 4개월 만에 의족을 착용한 채 두 다리로 걷게 된 김 하사는 국군수도병원에서 1~2개월간 마무리 치료를 받은 후 부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김 하사는 중앙보훈병원 2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중환자실이었고 한 발로만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암담했다”며 고통스러웠던 4개월 전을 떠올렸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지금은 잘 걷고 뛸 수도 있다”며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고 기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 전에는) 수색대대에서 근무했지만 지금의 몸 상태로 (같은) 임무를 할지 모르겠다”며 “다른 데서라도 군에 이바지하고 능력을 크게 쓰임 받고 싶다”고 밝혔다.

전투복 차림의 김 하사는 다른 사람의 부축 없이 성큼성큼 걸었으며 취재진의 요청에 짧은 거리를 달리거나 두 팔을 위로 들고 펄쩍 뛰어오르기도 했다.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음을 입증한 것이다.

중앙보훈병원은 그간 김 하사에 대해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 협진과 함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를 했다.

북한군의 지뢰도발로 김 하사와 함께 다리를 다친 하재헌 하사(21)는 이달 말까지 중앙보훈병원에 머무르며 재활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하 하사는 오른쪽 다리 무릎 위와 왼쪽 다리 무릎 아래쪽을 절단했다. 사건 당시 김 하사는 수색팀 선두에서 DMZ 추진철책 통문 밖으로 나가던 중 뒤따르다가 지뢰를 밟아 크게 다친 하 하사를 후송하는 과정에서 2차 지뢰폭발로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특전사 출신인 김 하사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동료인 하 하사를 먼저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