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31)와 소아과 전문의인 프리실라 챈(30) 부부(사진)는 2일 페이스북에 ‘우리 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부부의 성을 딴 ‘맥스 챈 저커버그’의 출생을 축하하는 공개편지였다.

저커버그 부부는 편지에 “모든 부모처럼 우리는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란다”고 쓰면서 깜짝 놀랄 만한 자선 계획을 발표했다. 부부가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자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저커버그 부부가 내놓기로 한 기부금을 현 시가로 환산하면 450억달러(약 52조2720억원)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재산은 모두 468억달러(약 54조3628억원)다. 거의 전 재산을 내놓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 부호들이 내놓은 자선액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저커버그의 자선 계획은 실리콘밸리의 젊은 억만장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자선 열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기부금을 관리하기 위해 유한책임회사(LLC) 형태의 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 재단은 맞춤형 학습, 질병 치료, 건강한 공동체 형성, 인적 네트워크 구성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부인이자 세계 최대 자선재단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이끄는 멀린다 게이츠는 이날 “당신들이 오늘 보인 모범은 우리와 전 세계에 영감이 될 것”이라며 “맥스와 오늘 태어난 모든 아이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세계보다 더 나은 세계에서 자라날 것”이라고 환호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도 “미래 세대를 대신해 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