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전중호의 '평화'
초원이 물결치고 있다. 이제 막 꽃을 피운 나무들은 연둣빛 융단 같은 봄의 밀밭에 둥둥 떠 있는 듯하다. 그림처럼 보이는 이 장면은 덧칠 하나 하지 않은 사진이다. 사진가 전중호가 찍은 체코 모라비아 남쪽의 한 마을이다. 몇 해 전 우연히 본 사진 한 장에 끌린 작가는 이내 체코로 날아갔다. 그곳에는 숨 막힐 것같이 신비로운 구릉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로부터 4년 동안 작가는 체코의 촌마을을 다니며 계절과 동네에 따라 형형색색 새롭게 나타나는 풍경을 담았다. 모라비아엔 그 경치만큼이나 고운 심성을 지닌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사진가의 가슴엔 평화가 넘쳐 흘렀다. (갤러리나우 8일까지)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