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TI)가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과 통신장비 회사들을 대상으로 부패방지 노력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이 사업운영 및 조직구조의 투명성과 회계 투명성에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TI가 올해 처음으로 세계적 이동통신사들을 대상으로 반부패 노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은 "정보통신 분야는 그 사업 거래의 특성상 부패 위험도가 높다"는 판단때문이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기업만 따져도 이 분야의 세계 시장가치는 2조 달러에 이른다. 이 회사들이 부패 유혹 에 넘어가기 쉬운 것은 세계의 미개척 정보통신 시장 진출을 둘러싼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이다.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해당 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의 부패행위가 일어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TI의 조사 대상 기업은 전세계 대형 이동통신사 29개와 통신장비회사 6개 등 모두 35개. 아시아에선 중국과 일본 기업들이 포함됐지만 한국 통신업체들은 빠졌다.

TI 는 이들 회사의 부패방지 프로그램의 유무와 그 공개 여부, 해외 자회사나 지분참여 업체 등 사업운영과 조직구조의 투명한 공개 여 부, 회계 자료의 성실한 신고 여부 등 3개 차원에서 투명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도이체 텔레콤, 노르웨이의 텔레노르, 영국의 보 다폰 등 3개사가 3개 차원 모두에서 10점 만점에 5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 가장 투명한 기업들로 나타났고 26개 회사는 3개 차 원 모두 5점 미만을 기록했다.

투명성 상위 10개 기업중 7개는 유럽 기업이고, 하위 10개중 7개는 아시아 기업으로 나타났다.

TI 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들 기업과 각국 정부에 대해 부패행위에 대한 내부고발 채널 확보, 정기적인 감시, 외국관리에 대 한 급행료 지급 금지, 직원 뿐 아니라 이사회 멤버 등 경영진에 대해서도 반부패 윤리책임 적용 등을 권고했다.